여행 둘째 날, 1년 만이라기엔 너무 짧았던 해운대와의 재회를 마치고 달맞이 길로 향했습니다. 부산이 고향인 지인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곳이기도 했고, 매 여행 때마다 여러 사정 때문에 눈에 보이는데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라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달맞이 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걷는 내내 '여기가 달맞이 길인가', '사람들이 추천하던 그 풍경은 어떤거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멋지려는 듯', '멋져지려는 듯'한 풍경들이 계속되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제 기대가 컸던 탓인지, 마음 가득 들어오는 달맞이길 만의 장면은 이 날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팔각정을 보고는 이 길이 달맞이 길이 맞다는 것을 알았지만 길 너머로 보이는 멋진 바닷가 풍경은 우거진 수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고, 길에 늘어선 카페..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돼지국밥'이 있죠.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은 없는 터라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숙소였던 해운대 주변의 돼지국밥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마침 머지 않은 곳에 이름이 알려진 돼지국밥집이 있어서 다녀왔죠. 해운대 시장 너머에 있는 '왕돼지국밥'입니다. 방송에도 몇 번 소개가 됐던 집이라고 하네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내부 풍경, 부산에서 방문했던 많은 시장이 그랬지만 이 곳도 2-30년 전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옛날 그대로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그러고보면 예전엔 자연스러웠던 이런 식당을 이제는 찾아다녀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가격은 이렇습니다. 역시나 돼지국밥이 가장 유명하고, 내장/순대국밥이 또 있네요. 밥을 말아서 나오는 돼지..
서울에서 광안리까지, 하루만에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한 피로에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시작된 둘째 날, 시작은 숙소 앞 해운대 바닷가입니다.안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해운대에 숙소가 있었다는 것 만으로 이번 여행은 왠지 참 잘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이렇게 일어나자마자 바닷가에 닿을 수 있어서였겠죠, 그러려고 여기 왔으니까요. 그 새 봄이 더 가까이 온건지, 이 날 아침은 전날보다 더 따사롭습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계절의 변화가 느껴질 때, 사람들은 더욱 감상에 젖게 되죠. 저도 이 날 아침에 해운대 바닷가에 가만히 서서 그렇게 새 계절을 감상했구요. 이 날은 많이 걷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잊었다는 게 맞겠죠? 멀리 달맞이 고개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화창한 봄 날, 전 날 입은 ..
2월 봄 마중 부산여행 두 번째 장소는 제 맘 속 부산의 '중심' 광안리 바닷가였습니다.지금 이 글을 쓰는 3월 16일엔 이미 낮기온이 20도 가까이 될 정도로 봄이 성큼 다가와버렸(?)지만, 이 날 해질녘쯤 광안리 바닷가에 도착해서 몰라보게 다른 공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에선 아직 두꺼운 패딩 점퍼가 자연스러운데, 이 날은 바닷 바람마저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광안리 풍경 가득 봄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따뜻한 봄 햇살과 공기가 느껴지지 않으세요? 2년 전 이 곳을 걷고 뛰면서 처음으로 본 광안리 바다와 광안대교에 감격했던 기억이 나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 곳은 아직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바다가 이런 게 좋은거겠죠, 대부분의 경우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모..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마중나간 봄 여행그리고 2년 만에 다시 찾은부산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 감천 문화 마을 아직 '봄'이라는 말을 꺼내기 생소한 2월의 마지막 주, 유난히 기다려지는 봄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맞이하기 위해 남쪽나라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울과는 온도부터 다른 이른 봄 공기와 특별한 장소들, 그리고 새 계절이 떠밀려 다가오는 바다까지. 이 곳은 이미 봄 맞을 준비가 끝나 있었습니다. 여느 해보다 혹독했던 겨울에 더욱 간절했던 2015년의 봄, 기다리다 못해 마중나가 미리 인사했던 이번 여행을 짧게나마 소개할까 합니다. 오랫만의 기차 여행에 다섯시간도 생각보다 금방 지나고,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부산에서 가장 높은 마을 중의 하나인 감천 문..
얼마 전 짬을 내서 부산까지 다녀왔죠, 몇몇 이유가 있었지만 순전히 이 전시를 보기 위해서 시간을 냈다고 해도 될 만큼 꼭 보고 싶었던 전시였습니다. 부산 고은 사진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사진가 랄프 깁슨의 전시입니다.초현실주의 사진의 대표적인 작가로 한국에서 전시를 보기 쉬운 작가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부산 시립미술관 근처에 있는 고은사진미술관 작은 골목길에 있지만 규모는 생각보다 컸습니다.생긴지 오래 되지 않았는지 건물도 깨끗하고 외부 경관도 멋져서 기대가 더욱 커졌어요. 그렇게 기다렸던 사진전에 드디어 도착! 갤러리가 정갈하고 깨끗한데다 작품도 생각보다 많아서입장과 동시에 '와 먼 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요일 오후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 갔는데 전시실이 텅 비어있어서 뭔가 다..
언젠가 꼭 와 보고 싶었던 이 곳을 거짓말처럼 새해 첫 주말에 찾게 됐다 며칠 새 내가 더 어른이 되어서인지 그 사이 내 꿈의 크기가 작아져서인지 꿈을 이룬다는 것이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이 곳에 서고 싶었던 것도 내 꿈이었으니까 SONY DSC-RX1@ 감천마을,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