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두물머리, 고요한 밤풍경을 담는 60초의 시간 (올림푸스 E-M1 Mark II)
2019. 4. 3.밤공기가 아직 차가운 3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 정말 오랜만에 두물머리를 찾았습니다. 사진 아니면 산책을 핑계로 계절마다 찾던 곳이었는데 지난가을과 겨울에는 결석을 했네요. 운 좋게 근처에서 업무를 보고 야경을 보고 싶어 달려갔습니다. 일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반쯤 뛰듯 빠르게 걸었습니다. 서울 근교에 좋은 곳이 많지만 두물머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자주 가는 포토 스팟입니다. 단순히 사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강가로 길게 뻗어 안쪽 두물경까지 이어지는 산책로가 제가 아는 그 어떤 곳보다 좋습니다. 휴일만 피하면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서 좋아하는 노래 이어폰에 흐르게 두고 잘 닦인 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걸음을 서둘렀지만 아쉽게도 제가 도착하니 이미 해가 거의 다 넘어가 있더군..
교토, 고베에서 담아온 봄풍경 (올림푸스 PEN-F)
2019. 3. 19.한국보다 봄이 조금 더 일찍 오는 교토와 고베의 풍경을 담아 왔습니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공기에 봉오리가 아직 쉬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는 서울과 달리 교토와 고베의 거리 곳곳에는 이미 붉고 노란 꽃이 가득했고, 공기에선 봄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십년만에 다시 걷고 바라보는 풍경들이 눈물날 만큼 정겨웠고요. 제가 사는 도시에도 봄이 어서 와 닿기를 바라며, 교토와 고베에서 담은 사진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가벼운 여행은 최대한 짐을 줄여야 마음까지 홀가분해집니다. 마음 먹고 떠나는 출사(?)는 두,세대의 카메라와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렌즈들을 가방에 짊어지고 가지만 훌쩍 떠날 때는 가벼운 카메라와 렌즈 하나만 보조 가방에 넣습니다. 최근 몇 년간 그 역할은 올림푸스 PEN-F가 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따라, 초겨울 속초 당일치기 나들이
2018. 12. 18.바다보고 가요,그러려고 왔어요. 요즘들어 긴 여행보단 짧은 나들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초여름이었던가, 아침에 일어나 문득 바다가 생각나 강릉으로 달려간 것을 시작으로 제주와 남해, 인천 등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이삼일간 산책을 하고 사진을 찍다 돌아오는 식입니다. 그 중에서도 강원도가 새로운 풍경과 여유로움이 있어 즐겨 찾는 곳이 되었죠. 바다가 있고, 바다도 있고, 또 바다까지 있으니까요. 얼마 전엔 가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던지, 겨울이 이만큼 다가온 것이 반가웠던지 아침에 속초행 버스를 탔습니다. 강릉은 이제 제법 편한 곳이 됐지만 속초는 마음 먹고 가 본 적이 없어 강릉과 멀지 않은 곳임에도 기대가 되더군요. 함께 고민했던 양양은 다음을 기약하면서. 그렇게 세 시간쯤 뒤에 속초 터미널에 도착했..
올림푸스 PEN-F&17mm F1.8 렌즈 들고 인천-송도 한 바퀴
2018. 11. 28.얼마 전에는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 인천행 1호선 지하철을 탔습니다. 하나 둘 사람들이 빠져 나가 텅 비다시피 한 지하철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얼마 안 지나 데려다주니 얼마나 좋던지요. 구경하고 사진 찍고 싶어 떠난 짧은 나들이라 별다른 짐 없이 카메라만 하나 챙겨 들었습니다. 사실 어깨에 맬 필요도 없이 점퍼 주머니에 넣고 가볍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천역과 그 주변은 사진 찍기 참 좋은 곳입니다. 예전에도 그런 이유로 자주 다녔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찾았네요. 그리웠던 인천역 근처의 풍경과 바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송도의 야경까지. 반나절 인천-송도 나들이 풍경을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겨울이 오기 직전이라 다른 때보다 조금 차가운 느낌이었지만, 공간이 주는 다채로움이 있어서 만족했습니다..
2018년 가을, 가슴 설렌 순간들 with 올림푸스 카메라 PEN-F
2018. 11. 16.어느덧 11월의 절반이 지나고 아침이면 차가운 공기에 연신 입김이 부옇게 피어오릅니다. 보내기 싫지만 이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때죠.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두어달쯤 전부터 시작됐을 듯한 2018년 가을. 어차피 곧 겨울이 올테니 다른 해보다 조금 일찍 정리하며 이별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이번 가을은 지난해보다 많이 다니며 설레는 순간을 자주 맞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 두 달간 담은 2018년 가을 풍경 중 저만의 베스트 샷을 추려보았습니다. 여행, 짧은 나들이, 일상까지 다양한 순간에서 가슴 뛰는 장면들을 만났습니다. 운이 좋았죠.모든 사진은 매일같이 함께하는 올림푸스 PEN-F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그냥 보내기 아쉬운 분들은 사..
남양주에서 담은 늦가을 풍경들 (올림푸스 PEN-F & 17mm F1.8)
2018. 11. 15.11월도 벌써 절반이 지났습니다. 매 해 은행나무 풍경을 보러 가던 곳을 사진으로 검색해 보니 이미 다 떨어졌더군요. 이런저런 일로 바쁘게 지내느라 한 발 늦어버렸습니다.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는 겨울 바람이 부는 11월, 가을이 끝나기 전에 짧게 나들이를 다녀 왔습니다. 출사를 가기 전, 어떤 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나갈까 고민할 때가 많지만 선택은 대부분 이 조합입니다. 멋진 디자인과 아날로그 조작계의 손맛이 마음에 드는 PEN-F, 가장 좋아하는 프레임에 탁월한 기동성을 자랑하는 17mm F1.8. 올 가을에는 7-14mm F2.8을 주로 사용했지만 역시나 작고 가벼운 단렌즈 조합이 저는 가장 좋습니다. 오래된 기차역 찬바람 불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양수리 두물머리를 갈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풍경에 걸음..
서울 창덕궁에 내려 앉은 가을 풍경 (올림푸스 PEN-F & 7-14mm F2.8 PRO)
2018. 10. 24.매년 짧다고 하지만 제게는 이번 가을은 여느 해보다 긴 느낌입니다. 원고가 끝난 후의 여유 덕분인지, 매일 가을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 하며 남은 날 수를 손가락 접어 세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른 때보다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며 만끽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다녀왔고, 서울과 인근을 나들이하며 눈부신 풍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창덕궁에 다녀왔습니다. 종로에 볼 일이 있어 남은 시간에 들린 것인데, 최근 방문을 2014년쯤으로 기억하니 대략 4년 만입니다. 그 때도 이런 가을이라 쉽게 생각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그 모습 그대로라 익숙한 입구. 그리고 눈부신 하늘. 오길 잘했다 싶습니다. 가을마다 '이 계절이 있어 서울에 사는 거지.'라는 혼잣말을 몇 번이나 하게 되던지요. 이 날도 어김없이..
코스모스꽃 가득한 구리 한강 시민 공원을 다녀와서. (올림푸스 PEN-F & 7-14mm F2.8 PRO)
2018. 10. 17.종종 이 꽃의 색과 실루엣으로 가을을 떠올리곤 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버티는 힘으로, 매서울 겨울을 이겨낼 힘으로 말이죠. 저와 어머니 모두 좋아해서 가을이면 모자지간에 꽃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고요.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생각이 납니다. "갈 때가 됐지."라고. 축제가 이미 끝났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기는 이제 식었을 테지요. 그래도 이제나마 그 곳을 찾은 것은 축제는 끝났지만 가을은 지금이 절정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꽃 가득한 공원에 도착해 아직 가득히 피어 살랑이는 코스모스 꽃밭을 보고 말했죠. ‘이제야 가을인 걸 알겠네.’라고. 구리 한강시민공원은 매해 가을 짧게라도 늘 다녀오는 곳입니다. 몇 번은 구리시에서 개최하는 코스모스 축제 ..
미리 보는 2018 서울 하늘 공원 억새 축제 (올림푸스 PEN-F)
2018. 10. 9.점점 짧아지는 가을, 그래서 지나가는 것이 유난히 아쉽습니다. 유독 날씨가 사랑스러운 계절이라 여름과 겨울 사이의 그 짧은 '틈'을 만끽하기 위한 축제가 유독 많기도 합니다. 한강에선 폭죽이 터지고 강변에선 꽃과 풀들이 살랑이고, 밤엔 도시 곳곳이 연등과 조명으로 빛나고.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축제인 서울 하늘 공원 억새 축제를 미리 다녀왔습니다. 점점 사람이 많아져서 이제는 축제 기간에는 가기 힘들고, 이렇게 조금 미리 찾거나 아니면 축제가 끝난 후 찾아와 호젓하게 걷곤 합니다. 2018 서울 하늘 공원 억새 축제는 10월 12일 금요일부터 18일 목요일까지 일주일간 열립니다. 그림 같은 가을 날씨 아래 공원 가득한 억새밭에서의 추억과 야간 조명 축제까지 있어서 가을철 서울 볼거리로 좋습니다...
2018년 8월, 폭염 속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풍경
2018. 8. 3.백여년만의 폭염이 절정에 달한 8월 초,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시흥에 있는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 다녀왔습니다. 더위를 끔찍하게 싫어하고 실제로 약하지만 묘하게 매년 가장 더운 시기에 꼭 한 번은 연꽃 구경을 다녀오곤 합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주로 연꽃 사진을 찍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습관이라면 습관이겠죠. 그동안은 주로 양수리 두물머리에 있는 세미원을 찾았습니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시흥 관곡지를 찾았습니다. 연꽃으로 워낙에 유명한 곳이지만 집과 먼 곳인데, 친구와 함께 용기를 냈죠. 매년 7월 말 열리는 연성문화제가 끝난 직후, 게다가 폭염이 기승이었던 날이라 공원은 비교적 한가했습니다. 끝이 쉬 보이지 않는 습지에 연잎과 꽃이 빼곡히 들어선 것이 한여름 관곡지의 매력입니다. 7,8..
한여름 상암 하늘공원 산책 - 오후,노을 그리고 야경
2018. 7. 20.덥습니다. 정말 더운데, 한여름 더위가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하니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유독 더위에 약한 터라 여름에는 외출 자체를 꺼리는데, 그렇다고 실내에만 있자니 영 답답합니다. 짧게나마 바람을 쐴 곳이 없을까 하여 다녀온 곳이 상암 하늘공원이었습니다.그래도 저 언덕 위는 여기보다 시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요. - 제가 좋아하는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 공원까지 이어진 높은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고,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맹꽁이 전기차 티켓을 샀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오르더니 이제 편도 티켓 가격이 2000원이 됐더군요. 그래도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깥 경치를 보고 있으면 2000원에 이만한 행복이 어디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날 오후 최고 기온이 34도..
강릉 강문 해변의 야경 (강문 솟대 다리)
2018. 7. 6.얼마 전 강릉에 갔을 때는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비가 올듯말듯 흐리멍텅한 하늘 때문에 만물의 색이 우중충해서 저절로 기분이 가라앉을 정도였죠. 취재에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궂은 날씨에도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덕분에 이전에는 모르던 강릉 바우길 5구간과 그 주변 관광지들의 매력을 알게 됐습니다. 5월에 처음 강릉을 찾았을 때 날씨가 정말 눈부시게 좋았는데, 그 때 발견했다면 좀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요. 이 날엔 안목 해변에 있는 그림 골목과 허난설헌 생가 복원 터, 송정 해변가에 길게 뻗은 솔숲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문 해변과 경포대를 잇는 강문 솟대바위를 찾았습니다. 야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일부러 늦은 오후에 맞춰 찾아갔는데, 사진에서 보이듯 날씨가 잔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