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의 광각 VM 렌즈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한 달여간 사용하며 느낀 이 렌즈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라이카 Summilux 28mm F1.4가 부럽지 않다는 여러 매체의 리뷰처럼 이 렌즈는 수많은 VM 렌즈들 중 화질/성능/휴대성/가격 등 모든 요소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렌즈입니다. 두어 번 촬영을 다녀 와서 Type II 버전으로 내돈내산 구매했으니 이만한 설명이 어딨겠어요.
이 렌즈의 디자인과 사양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제가 구매한 Type II 블랙 페인트 버전과의 비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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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mm 광각
전통적인 올인원 렌즈로 35-50mm 렌즈가 많이 꼽혔습니다만 풍경/여행/건축 등을 고려한다면 28mm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스마트폰 카메라의 24-26mm 프레임에 익숙해져서 사람들의 시선도 광각 성향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저도 50mm에서 35mm 그리고 요즘엔 28mm로 점점 시야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라이카 Q에 적응해 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좁아서 다 담지 못하는 것보단 넓게 찍고 잘라내는 편이 나으니까. 아래는 35mm와 28mm의 프레임을 비교한 것입니다.
광각에서는 1mm 차이가 크다고 하죠. 35mm 녹턴 빈티지 렌즈를 가지고 있어서 28mm 렌즈를 추가로 영입해야 하나 고민 했는데 이 비교를 보니 충분히 살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28/50mm 렌즈 구성을 추천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이 비교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동일한 녹턴 빈티지 라인 시리즈지만 두 렌즈의 색감에 차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28mm 쪽이 조금 더 부드럽고 고전적인 느낌입니다.
평소 35-50mm 렌즈를 주력으로 썼다면 28mm가 한동안 낯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넓은 프레임의 주변부를 컨트롤하기가, 주변부 왜곡과 수직 수평 잡기도. 제가 라이카 Q를 쓰면서 반 년은 고생 했거든요. 왜 35mm 렌즈가 아닐까 하고. 하지만 적응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이후에는 왜 라이카, 리코가 28mm를 고수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F1.5 개방 촬영의 장/단점
28mm 광각 렌즈지만 F1.5의 매우 밝은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렌즈의 크기가 크지만 심도 표현, 저조도 촬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라이카 Summilux 28mm F1.4 렌즈를 동경하지만 높은 가격에 망설였다면 이 렌즈는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고요. 녹턴 빈티지 시리즈 중에서도 이 28mm F1.5가 찐이라면서. 저도 좀 써 보니 메인인 35mm F1.5 렌즈보다 이 28mm에 자주 손이 갑니다.
F1.5 개방 촬영은 광각에서도 괜찮은 심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라이카 Q 시리즈에 탑재 된 Summilux 28mm 렌즈의 조리개 값이 F1.7인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치입니다. 결과물 역시 기대 이상일 때가 많았어요. 아래는 28mm F1.5 최대 개방으로 촬영된 것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케이크 부분만 크롭을 했는데 꽤 자연스럽고 배경 흐림도 좋죠.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표현의 차이를 비교해 봤습니다. 이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인 50cm에 맞춰 촬영된 것이고 배경 흐림을 기대할 수 있는 F1.5-4 구간의 결과물입니다.
<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 >
배경과의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F1.5-2 구간의 심도는 꽤 쓸만합니다. 이 정도면 인물 상반신 촬영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겠다 싶을 정도로요. 개방 촬영에선 보케의 모양 역시 선명한 원형이니 이 렌즈로 제대로 인물 사진을 한 번 찍어 보고 싶단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물론 왜곡 등의 문제가 있지만.
F1.5면 Summilux 렌즈의 F1.4와 동등한 수준. F1 내외의 특별한 렌즈를 제외하면 가장 밝은 수준이기에 야간 촬영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M10의 고감도 이미지 수준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F1.5 최대 개방 촬영으로 대부분의 촬영에 대응할 수 있었어요. 미약한 조명뿐인 환경에서도 ISO 5000 정도로 방어(?)할 수 있었으니.
첫 번째 단점, F1.5 개방 촬영에서의 주변부 비네팅
이 렌즈의 단점으로 둘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첫 번째가 개방 촬영의 비네팅입니다. 작은 크기로 줄여도 주변부 비네팅이 제법 보입니다. 그것도 F1.5 최대 개방에선 제법 신경 신경 쓰이는 수준으로. 물론 이는 대구경 렌즈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입니다. 라이카 Summilux 28mm F1.4 렌즈 역시 최대 개방에서는 주변부 비네팅을 피할 수 없고요. 하지만 촬영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죠. 게다가 28mm 렌즈가 풍경 촬영에도 많이 활용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비네팅은 구매 전 꼭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조리개 값을 F2.8로 높여만 주면 비네팅은 신경 쓰이지 않는 수준까지 줄어듭니다. 거기에 라이트룸의 렌즈 프로파일, 수동 보정 옵션을 사용하면 최대 개방 결과물 역시 보정이 가능하고요.
두 번째, F1.5 개방 촬영에서의 색수차
F1.5 개방 촬영에서의 색수차도 미리 참고해야 할 사항입니다. 렌즈 해상력과는 별개로 강한 광원, 직접 빛을 받는 피사체 윤곽선을 따라 보라색 수차가 눈에 띕니다. 이것도 F2로 조리개 값을 한 단계만 조정해도 사라지긴 합니다.
해상력 테스트
F1.5 최대 개방에서의 비네팅과 종종 발생하는 색수차만 제외하면 이 렌즈의 결과물은 탁월합니다. 사실상 F2.8 이상 조리개 값에서는 어떤 불만도 없을 정도예요. 위 사진은 F1.5 최대 개방으로 촬영된 사진입니다. 라이카 Q, Q2를 사용하며 바디에 최적화 된 붙박이 Summilux 렌즈의 성능에 놀랄 때가 많았는데 이 렌즈도 그 못지 않습니다. 제 M10이 고작 2400만 화소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래는 다양한 환경, 설정으로 촬영된 이미지들입니다.
< 조리개 값에 따른 해상력 차이 >
< 중심부 >
조리개 값에 따른 중심/주변부 해상력을 비교해 봤습니다. 중심부는 F1.5 최대 개방에서 F2 대비 미세하게 소프트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미미해서 실제 촬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그보단 윤곽선에 보이는 색수차를 신경 써야겠죠. F2부터 F11까지는 육안으로 구분이 힘들만큼 균일하게 최상급 해상력이 유지됩니다. 왜 이 렌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지 알 수 있는 비교죠.
< 주변부 >
주변부는 앞서 살펴 본 대로 개방 촬영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F1.5 최대 개방 결과물의 비네팅이 뚜렷하게 보이고 이는 F2까지도 이어집니다. F2.8에서는 눈에 띄게 줄어 이후 결과물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개선되고요. 해상력 역시 F1.5 결과물이 육안으로 확인 될 만큼 떨어집니다. 다만 F2에서 확실히 개선되고 F2.8, F4로 차근차근 개선돼 F4-11 구간은 중심부 못지 않게 샤프해집니다. F4 이상의 조리개 값을 사용한다면 이 렌즈는 모든 영역에서 매우 샤프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50cm 근접 촬영
현행 VM 렌즈들의 장점 중 하나인 근접 촬영 성능. 이 렌즈 역시 최단 촬영 거리가 50cm로 짧습니다. 뷰파인더 연동이 70cm까지 가능하므로 50-70cm 거리에서는 라이브 뷰 또는 비조플렉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감수하더라도 근접 촬영의 장점은 큽니다. 제가 최근에 출시 된 현행 VM 렌즈들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50cm 거리에서 찍은 음식 사진. 이런 상황에서 촬영 거리 50cm와 70cm의 차이가 크죠. 일반적인 렌즈였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을 찍어야 했습니다. 이 렌즈로는 자리에 앉아서 카메라만 얼굴 가까이 들어 주면 촬영이 가능해요.
프레임 주변부를 잘라내면 라이카 M, 28mm 렌즈로도 블로깅용 음식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F1.5 개방으로 촬영하면 심도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고요. 전에는 음식 사진 위해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추가로 챙겼는데 이 렌즈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화소만 넉넉하다면 이런 간이 접사 수준의 결과물을 얻는 것도 가능하겠죠. 광각 렌즈의 주 용도는 아니지만 라이카 M용 원렌즈를 고민하고 있다면, 여행/풍경 촬영이 많아 35/50mm 프레임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28mm 렌즈의 이런 활용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라이카 Q 시리즈 역시 28mm 단렌즈로 모든 촬영에 대응하고 있죠. 얼마나 가까이서 찍을 수 있는 지도 표현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보케 / 빛 갈라짐 표현
광각 렌즈이니만큼 큰 빛망울 표현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F1.5 대구경 렌즈라 최대 개방에서는 제법 크고 선명한 원형 보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F2.8 까지는 모양, 크기 모두 준수하니 촬영 환경에 맞춰 쓸 수 있겠어요. 인물 사진에서는 F1.5 최대 개방의 소프트함을 강조할 것인지, 조리개 값을 높여 수차를 제어할지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빛갈라짐의 형태는 F2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점점 크고 선명해집니다. 12갈래로 길게 뻗는 형태입니다. F1.5 최대 개방, F16 최소 조리개 값을 제외하면 F2-F11에서 아름다운 빛 갈라짐 표현이 가능합니다. 광각 렌즈인만큼 야간 장노출 촬영에서 이런 특징이 장점으로 발휘되겠죠.
서두에 이야기했던 대로 썬포토로부터 렌즈를 대여 받아 몇 번 촬영한 후 구매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만큼 결과물이 마음에 들었어요. 해상력은 물론 따뜻하면서 차분한 컬러까지 제 취향에 맞습니다. 메인 렌즈인 녹턴 빈티지 라인 35mm F1.5 렌즈가 뒷전이 될 정도로요. 실제 28mm F1.5 렌즈는 녹턴 빈티지 라인 중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고 사용자들의 추천도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여느 라이카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Q,M 시리즈를 오가는 중에 현재는 M 시리즈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Q 시리즈의 Summilux 28mm 렌즈에 대한 욕심이 늘 있는데 M10,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 조합으로 어느 정도 해소가 됐습니다. 이 렌즈 하나로 한 달간 이곳 저곳을 다녀보니, 보이는 것마다 찍어 보니 원바디-원렌즈 조합으로 떠나야 한다면 28mm를 골라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사용한 VM 렌즈들 중 아포 란타 시리즈와 함께 가장 마음에 드는 렌즈입니다.
< 라이카 M10, 보이그랜더 녹턴 빈티지 28mm F1.5 VM 렌즈로 촬영한 사진 >
https://sunphoto.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9974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