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 도서관 앞 사거리, 늘 붐비는 길에 있어 눈에 띄는 식당입니다. 실제로 한국인 외국인 상관 없이 인기도 꽤 있고요. 북해도 식 요리로 알려진 스프 카레를 파는 집입니다. 이름은 도라보울, 본점은 부산이라고 합니다.
소격동, 삼청동 자주 가시는 분들은 눈에 익은 식당일 겁니다. 매장도 크고 사람도 많고 창도 시원하게 나 있고. 식사 시간 때는 대기도 꽤 긴 집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후 다섯 시, 브레이크 타임 끝날 때 맞춰 갔습니다.
인테리어만 봐서는 무슨 메뉴 취급하는지 알기가 어려워요. 밖에서 보고 지나치기만 할 때는 연어 덮밥집 같기도 하고 브런치 팔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호불호 없이 깔끔한 실내입니다.
기본 카레는 동일한 것 같고 들어가는 재료들로 메뉴가 구분 됩니다. 저렴한 치킨, 야채부터 이것저것 다 있는 스페셜까지. 도라바다이야기는 아마도 해산물 같죠? 저는 두 번 방문했는데 한 번은 치킨과 하루야채 17종, 한 번은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먹었습니다.
다른 스프카레집들처럼 '삿포로'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북해도 요리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부산에서 오래 영업하며 나름의 비법,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런지 요리는 이국적이지만 식사하는 동안엔 어딘가 집 밥 먹는 기분입니다. 이런저런 야채를 소담스레 올린 스프 카레가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정성이 느껴져서인지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밥은 기본 제공 되는데 양이 좀 적어요. 무료로 리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왠지 쑥쓰러워서 한 그릇만 먹었습니다. 처음부터 많이 주면 좋을 것을. 근데 카레 안에 있는 야채, 고기 양이 꽤 돼서 요기는 충분히 했습니다.
카레 베이스가 좋으니 토핑의 종류가 조금 더 다양하면 자주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몸에 안 좋은 튀김류라던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메뉴기도 하고 매장 분위기가 좋아서 종종 방문할 생각입니다. 비 오는 날 가면 더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