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한 다운타우너. 뉴욕에서 실컷 버거를 먹고 와서 그런지 서울에선 버거가 뜸했습니다. 신제품이 나왔단 말에 시식을 하러 왔습니다. 아 물론 내돈내산이죠.
한옥을 테마로 한 안국점 인테리어는 여전히 흥미롭고 근사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더군요. 브랜드 초반처럼 힙하지 않다는 인식인지 한창 저녁 시간인데도 한가한 편이었습니다. 그건 옆집인 노티드도 마찬가지라죠.
새로 나온 메뉴는 바질 모짜렐라 버거. 생바질과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버거라고 합니다. 마리게리타 피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조합입니다. 그간 다운타우너의 버거 메뉴들이 많이 늘었더라고요. 초반엔 아보카도 버거가 인기몰이를 했던 것 같은데 풀드포크도 그렇고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좋아 보여요.
신상인 바질 모짜렐라 버거. 기본 구성인 쇠고기 패티, 토마토, 체다치즈 외에도 베이컨이 있고 생바질 잎과 모짜렐라 치즈가 있습니다. 해시브라운은 1500원을 더 내고 추가한 것입니다. 가격이 버거 단품 기준 12400원이라 꽤 비싸단 생각을 했는데 버거 구성을 보니 배는 확실히 부르겠다 싶더라고요. 깨가 잔뜩 올라 간 번도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이 집은 뜨거울 정도로 음식이 따뜻한 게 마음에 듭니다.
생 바질잎 뿐 아니라 바질 페스토 스타일의 소스도 발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질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강하게 퍼집니다. 바질 향을 좋아한다면 이 버거가 마음에 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향이 모든 맛과 향을 덮어 버려서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저도 아쉽지만 후자쪽이었습니다. 바질향이 유독 튀어서 패티의 존재감이 극히 적어졌고 버거보다는 피자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토마토와 바질, 모짜렐라 치즈. 딱 마리게리타 피자 레시피죠. 이걸 버거에 접목했다는 게 어찌 보면 신선한 조합이면서도 맛 자체는 지극히 익숙합니다. 저는 이것보단 화덕에서 구운 피자를 선택하겠습니다. 한남점에서 맛 본 달걀 들어간 버거가 지금까지도 베스트인데 다른 매장에선 맛 볼 수 없는 게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