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면 하루에 많게는 열 시간 가까이를 걷기도 하는 '걷는 여행자'라서 해가 지면 꼭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만, 여행이 반복될 수록 밤이 반갑고 기다려지게 됐습니다. 해가 진 후 전혀 다른 옷을 갈아입는 도시 풍경에 매료되면서부터였는데, 특히나 도쿄는 밤이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특유의 감성이 기대와 꼭 들어 맞더군요. 하지만 해가 진 후 사진과 동영상으로 도시를 담는 것은 낮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빛이 부족해 이미지가 흔들리거나 높은 ISO 때문에 노이즈가 많고 색이 탁한 결과물을 얻기 일쑤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밝은 개방 조리개 값을 갖는 단초점 렌즈를 많은 분들이 사용합니다. 저 역시 올림푸스 렌즈 중에서 F1.2 조리개 값을 갖는 PRO 단렌즈 시리즈를 즐..
동경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엔 심야 식당에 나온 신주쿠 밤거리,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와 오다이바의 실물 사이즈 건담 등을 기대했지만 점차 평소 좋아하던 일본 음식들의 본고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어느덧 7박 8일 약 스무 끼 계획은 빼곡하게 채우고도 가고 싶은 식당들, 먹고 싶은 음식들이 많아 고민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죠. 기대대로 동경에서 정말 잘 먹고 다녔습니다. 배가 불러 미처 다 먹지 못한 음식들이 아쉽지만요. 이번 포스팅은 제가 동경에서 먹고 온 음식들의 사진과 음식점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국내 방송에 소개된 곳과 SNS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집, 그리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들이 두루 있으니 동경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지에서 적..
7박 8일 동경 여행 - E-M1X와 4개의 PRO 렌즈 소감 (17/25/7-14/12-100)
2019. 6. 7.
7박 8일간 동경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서울을 떠나기도 했고, 새로운 일을 앞두고 생각을 다녀올 겸 떠난 여행이라 가볍게 다녀오려 했지만 하나씩 짐을 챙기다보니 역시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가진 가장 크고 좋은 카메라와 4개의 렌즈, 튼튼한 삼각대까지 짊어지고 동경 여기저기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하루 3만보에 가까운 걸음에 발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이 보고 담아올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동경을 잘 아는 친구 이야기로는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동경의 주요 스팟들을 잘 둘러보고 왔다더군요. 달콤한 잠을 자고 일어나 사진들을 넘겨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오랜만에 열심히 찍고 왔습니다. 여행 때면 늘 두 대 이상의 카메라를 챙기곤 했습니다. 욕심 때문이기도 하고 여행 중..
짧은 여행을 앞두고 E-M1X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용 렌즈가 뭘까 생각하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걸출한 렌즈가 이미 있거든요. 심지어 2년 전 함께 여행을 해 보았음에도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일주일간 동경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도쿄를 일주일씩이나 가냐고 하지만 하나씩 계획을 세우다보니 일주일도 긴 시간이 아니더군요. 서울과 비슷한 크기로 생각했었는데, 도쿄는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메가시티였고 지역별로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확실히 나뉘어 있어서 테마별로 나눠 주요 스팟들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여행용 렌즈 고민을 일찌감치 해결하고 여행 계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 렌즈는 올림푸스 12-100mm F4 IS PRO입니다. 35mm 환산 ..
한국보다 봄이 조금 더 일찍 오는 교토와 고베의 풍경을 담아 왔습니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공기에 봉오리가 아직 쉬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는 서울과 달리 교토와 고베의 거리 곳곳에는 이미 붉고 노란 꽃이 가득했고, 공기에선 봄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십년만에 다시 걷고 바라보는 풍경들이 눈물날 만큼 정겨웠고요. 제가 사는 도시에도 봄이 어서 와 닿기를 바라며, 교토와 고베에서 담은 사진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가벼운 여행은 최대한 짐을 줄여야 마음까지 홀가분해집니다. 마음 먹고 떠나는 출사(?)는 두,세대의 카메라와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렌즈들을 가방에 짊어지고 가지만 훌쩍 떠날 때는 가벼운 카메라와 렌즈 하나만 보조 가방에 넣습니다. 최근 몇 년간 그 역할은 올림푸스 PEN-F가 하고 있습니다...
짧은 오키나와 여행의 마지막 밤은 마치 도착하자마자 찾아온 듯 빨랐습니다. 한바탕 무더위가 지난 오후, 맥주 생각이 간절했고 마침 점심 먹은 것이 소화가 다 됐는지 간만에 배가 고프더군요. 일본 여행 중에는 잘 느낄 수 없는 귀한 '허기'입니다. 마지막 저녁 식사는 다른 것보다 좀 특별하게 하고 싶어 고민한 메뉴는 역시나 결국 기어코 '고기'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의외로 고기를 먹을 일이 많지 않습니다. 해산물과 면 요리를 즐기느라 바빠서인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에서 고기 먹기 좋은 곳이 있다며 추천받은 곳은 야키니쿠 전문점 '야키니쿠 바카이치다이(焼肉バカ一代)'입니다. 오키나와 현청이 있는 국제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야키니쿠 바카이치다이는 이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고기 음식점이라고 합니다. 일본 내에서도 손..
오키나와 국제거리 끝자락에 있는 이 식당은 고요한 안쪽 골목에 있고 크기도 크지 않지만 오키나와에서 가본 식당 중 가장 인상적인 곳 중 하나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급스러운 와인 파티가 열린 분위기에 음식들도 모양새며 그 깔끔함이 여느 일본 식당들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편한 옷차림으로 테이블과 바에 앉아 방금 구운 조개 구이에 와인을 곁들이며 오키나와의 무더위를 달랩니다. 무척 이색적인 메뉴들이지만 오키나와 그리고 일본의 색채가 묻어난 곳이었습니다. 무척 긴 이름입니다. '조개와 와인이 있는 사자에상(貝とワインのお店 サザエさん)' 이름 그대로 신선한 조개로 만든 요리들과 와인을 곁들이는, 흔히 말해 오키나와 스타일의 비스트로쯤 되는데요 처음엔 찾아가기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세 번 여행에 세 번 왔으니 제게는 확실히 후쿠오카 핫플레이스입니다. 시후도(海風土)와 Seafood의 발음을 이용한 언어유희부터 비주얼과 가격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이곳만의 메뉴들까지 하카타 이자카야 씨푸도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곳입니다. 그래서 저도 후쿠오카에 여행을 오면 빠짐 없이 한 번은 이곳을 찾고 여행을 앞둔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게 됩니다. 처음 여기를 찾아올 때는 하카타에서 길을 돌고 돌아 제법 어렵게 닿았는데 세 번쯤 오니 이제 무척 가깝게 느껴집니다. 하카타역 동편 입구에서 길을 건너 약 두 블럭쯤 가면 간판부터 '바다바다한' 느낌의 씨푸도와 그 옆 야키토리 전문점 하카타 후도를 함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저녁 시간 전에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
사실 종일 먹었지만 해가 졌으니 이제 저녁을 먹어야 한다며 저와 일행은 이자카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텐진 역 근방, 파르코 백화점 건너편 골목을 지나던 중 반가운 한글이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한국인, 반값'이라는 단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오늘은 여기로 하죠' 그렇게 이자카야 텐진 잠보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가고싶지 않아도 가야 한다는 후쿠오카 텐진역, 그 중에서도 파르코 백화점과 텐진 코어 등이 몰려있는 번화가에 위치한 텐진 잠보는 접근성이 무척 좋은 이자카야입니다. 백화점 문을 닫기 직전까지 쇼핑을 하고 갈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이곳은 한국 그리고 한국인에게 특별히 더 친절을 베풀고 있다니 낯선 땅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 되겠죠...
매 여행 다른 맛집들을 찾는 것이 여행의 재미라지만 지난 여행의 좋은 기억 때문에 자꾸 찾게 되는 집이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유독 그런 곳이 많은데, 하카타 푸도도 그 중 한 곳입니다. 나란히 붙어있는 시푸도가 500엔 모듬회의 강렬한 매력으로 저를 끌어당긴다면 이곳에서는 어둑어둑한 실내 조명과 시끌벅적한 분위기 덕에 누구와 오더라도 즐거운 대화로 여행의 밤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더운 날 저녁 식사를 이 곳에서 시원한 하이볼과 야키토리로 해결했습니다. 하카타 역에서 두 블럭 건너에 있는 하카타 푸도는 역에서 바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발품을 팔아 찾아가면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풍토(風土)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로 고기 요리로 된 야키토리와 덮밥, 전골 ..
커리는 인도 음식이지만 카레는 엄연히 일본 음식이라죠? 오리지널과는 다른 독자적인 음식으로 일본을 대표하게 된 카레, 그래서 일본 어디든 여행을 가면 그 지역과 가게의 특색을 살린 카레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나하 시 국제거리는 이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테이크 음식점이 가장 많지만, 제법 괜찮은 라멘집 혹은 카레집도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 본토에서도 잘 찾지 않던 카레를 오키나와에서 먹고 왔습니다. 이 근처에서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오키나와 맛집으로 제법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genryu.co.jp 나하 시에 있는 후지야마 드래곤 카레는 모노레일 마키시(Makishi) 역에서 국제 거리로 진입하는 길에 있습니다. 모노레일역과 가깝고, 번화가 중심에 비해 한적한 외곽에 있어 ..
이곳은 '베스트'는 아니지만 후쿠오카에 오면 결국은 한 번은 찾게되는 곳입니다. 헤어지면 몹시 그리운 것도 매력이지만, 이렇게 슬쩍 떠오르는 것 역시 대단한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쇼핑이던 식사던 후쿠오카 여행중 하루에 한 번은 꼭 가게되는 파르코 백화점 지하 식품관의 쟁쟁한 맛집들 사이에서 이제 굳건히 자리를 잡은 미트랜드는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무척이나 유명한 곳이죠. 특히 도착하자마자 이곳부터 오셨는지 캐리어를 끌고 오신 분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여름, 첫 번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와서 이곳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구슬 모양으로 빚은 함박 스테이크를 세 개까지 리필해주고, 밥과 장국은 무제한으로 주겠다는 넉넉함에 반하고 즉석에서 구워먹는 큐카츠와 우설 구이의 비주얼과 식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