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사진 취미에 열정적이었을 땐 매년 챙겨 갔던 곳입니다. 언젠가부터 '올해 핀 꽃이 작년에 핀 꽃이랑 뭐가 그리 다르겠어.'라며 발걸음이 뜸해진 건 제가 그만큼 낡았다는 또는 식었다는 말도 되겠죠. 올해는 화창하고 또 무더운 날에 세미원에 가서 연꽃들을 보고 담고 왔습니다. 처음 세미원에 온 것이 DSLR 카메라를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입구에 있는 이 장독대 분수(?)를 제대로 담아 보고자 한참동안 발이 묶여 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진을 보니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제 사진 찍는 기술과 시선이 그리 발전하지 못한 것 같네요. 입구에 있는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연꽃들. 특히 반반 색이 다른 꽃이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이날 APS-C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에 400mm 망원 렌즈..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의 두물머리. 오랜 시간 제게 많은 추억을 남겨 준 곳입니다. 요즘도 계절마다 한 번씩은 찾게 되고요. 요즘은 연잎 핫도그와 드라마 배경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예전처럼 한적한 매력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답답한 날 고민 없이 곧장 다녀올 수 있는 곳 중에 이만한 곳도 드물죠. 양수리 한복판에 작은 섬처럼 떠 있는 긴 지형의 끝이 두물머리로 알려진 곳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맞닿는 절묘한 지점. 마치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한강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슴 탁 트인 경관을 보여 줍니다. 주차장에서 제법 먼 길을 걸어 들어가야하는데, 곁으로 보이는 잔잔한 파도와 주변 경관도 예뻐서 지루하지 않아요. 오랜만에 보는 풍경. 커다란 그늘 드리운 저 나무가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
계절마다 한 번씩 다녀오는 남양주 물의 정원과 두물머리. 올 여름 몫은 한 달 전인 6월에 다녀왔습니다. 화창하고 시원한 여름 하늘이 열리고, 한 발 늦은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의 찰나, 그림같은 하루에 다녀온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의중앙선 운길산 역에서 가까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치 바다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북한강을 배경으로 나무와 꽃밭 사이를 걷는 매력이 있는 곳이라 종종 찾고 있어요.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사진을 찍고 싶을 때 등 언제 찾아도 시원한 풍경이 반겨주는 곳입니다. 요즘처럼 여러모로 답답할 때는 하루 날 잡고 물의 정원과 가까이 있는 두물머리에 다녀오는 것도 좋은 나들이 계획이 되겠네요. 물의 정원 입구에서 촬영한 사진. 이 날 하늘과 구름이 그림 같아서 급히 찾아왔더랬..
계절, 그리고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워서 일년 내내 생각이 나지 않다가도 그 시기가 되면 저절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매일 불쾌지수라는 단어를 듣고 보게 되는 한여름에 저는 연꽃을 떠올리곤 합니다. 연꽃을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 이 여름 반짝 연꽃 시즌을 그냥 보내면 큰 잘못이라도 하는 것 같아서 무더위를 각오하고 나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년에 두어 번 두물머리에 가는데, 그 중 한 번이 이 한여름 연꽃 시즌입니다. 그리고 매번 공교롭게도 그 여름 가장 더운날을 땡볕에서 정신이 반쯤 나간채 의무감으로 꽃사진을 담아 오곤 합니다. 어느새 습관이 된 일입니다. 세미원은 여름철 연꽃을 보기 좋은 곳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근교에 제법 넓은 규모로 연꽃 테마파크가 조성돼 있고 입장료도 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