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3. 모스크바 최대 쇼핑타운 유러피안몰 (Европейский), 폭풍 쇼핑 위험지역!
2015. 3. 9.
모스크바 속의 작은 유럽모스크바 최대 쇼핑몰 Европейский 해외 여행, 특히나 국내와 멀리 떨어진 유럽으로의 여행은 건축물과 예술품 등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신선한 충격, 그리고 감동 역시 한반도와는 역사, 문화적으로 그 접점이 거의 전무한 특성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이뤘던 업적 못지 않게 그 나라, 도시의 사람들이 현재 살아가는 모습 역시 중요한 여행의 주제이며 사람에 따라선 과거의 발자취보다 더욱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여행 일주일 째, 붉은 광장과 노보데비치 수도원 등 찬란했던 러시아 제국을 상징하는 주요 '관광지' 혹은 '유적지'를 둘러보고 나니 점점 지금 ..
파리 부럽지 않은 모스크바의 낭만모스크바 강 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부럽습니다, 세느강을 아직 가보지 못했으니까요, 하하. 거창한 도발로 시작한 오늘 이야기는 주요 관광지가 아닌 모스크바 시의 풍경, 그 중에서도 모스크바 강에 대한 것입니다. 여행하는 동안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어딘가 서울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시내 중심부에 몰려있는 관광지 위치와 시내 중심가와 주변부의 심한 경제적 격차, 그리고 도시를 둘로 나누는 바로 이 '모스크바 강'의 존재입니다. 서울의 한강과 비슷하게 도시를 가로지르는 큰 강이 모스크바에도 있으며, 그에 따라 강 남/북의 발달 상태와 겉으로 보이는 풍경도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서울과 반대로 모스크바에선 강 북쪽이 좀 더 번화가이며 중..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0. 러시아의 정신을 간직한 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2015. 3. 7.
이것이 진짜 '러시안 뷰티'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폭설 너머로 본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모습 역시 충분히 '모스크바' 다웠지만, 구름이 걷혀 파란 하늘 아래 깨끗한 한겨울 햇살을 맞은 이 건축물들의 모습은 보는 순간 '러시안 뷰티'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언제나 인파로 가득한 붉은 광장의 성 바실리 대성당이 동화 속 건물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비교적 모스크바 외곽에 큰 연못과 공원을 끼고 유유히 솟아 있는 이 풍경은 그보다 더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아마 노보데비치 공원을 먼저 방문하지 않았다면 이 멋진 풍경도 볼 수 없었고, 폭설 속에서 제대로 수도원에서 쫓기듯 나와야 했겠죠. 그래서 그 해프닝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봅니다. (노보데비치 공원 탐방기 : h..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보다 먼저 내 발길을 빼앗아버린노보데비치의 설경 12일간의 여행 기간은 이 도시를 모두 알기에는 너무 짧았지만, 이 곳을 찾은 여느 관광객과 비교하면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문에 모스크바의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돌아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노보데비치 수도원과 공원입니다. 16세기 러시아 전통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현재까지 러시아의 정신을 상징하며 200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노보데비치 수도원을 찾기로 한 날, 수도원 입구 옆 너른 공간에 마음을 뺏기고 길지 않은 모스크바의 오후 시간을 쪼개 달려갔습니다, 바로 그 곳이 오늘 소개할 '노보데비치 공원'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즉흥적인 여행이 필요하죠 :) 제 선택이..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16. 밤의 도시, 겨울의 모스크바. 그리고 가장 모스크바 다운 풍경
2015. 3. 4.
해가 뜨지 않는 도시(?)겨울의 모스크바, 그렇게 어둠 속에서의 하루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겨울이면 단 하나 심각하게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그것이 바로 ‘태양’입니다.겨울철 모스크바는 ‘밤의 도시’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하루 중 대부분이 ‘어둠’입니다. 제가 이 곳을 찾은 한겨울엔 오전 열시가 임박해서야 해가 뜨고, 오후 세시가 넘으면 이미 뉘엿뉘엿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니까요. 하루 24시간 중 단 여섯시간 정도만 해를 볼 수 있는 이 야박한 계절. 게다가 거의 매일 흐린 날씨 때문에 그마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때문에 안 그래도 혹독한 러시아의 추위는 어둠 속에서 더욱 꽁꽁 얼어붙고, 괜시리 날씨 탓으로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합니..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15. 러시아의 영혼이 살아 있는 거리, 푸쉬킨스카야 (부제 : 걷다 보면 알게되는 것들)
2015. 3. 3.
모스크바, 이 곳만의 거리 풍경이 좋아서 종일 걸었던 날 오랫동안 계획해 온 여행에는 누구나 빈 틈 없는 완벽한 스케쥴을 바라고 세우지만, 제 여행 중 하루 쯤은 아무 계획 없이 혹은 갑자기 떠오르거나 지나치다 눈에 들어온 곳으로 무작정 떠나보는 '자유 속의 자유' 여행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서울보다 모스크바의 풍경과 공기가 익숙해지던, 행인들을 보며 제 머리만 검다는 사실조차 잊혀져 갈 때쯤 저에게 그 '소중한 하루'를 주었습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장소가 아닌, 현대 모스크바 사람들이 실제 숨쉬는 곳을 꼭 가보고 싶었으며, 그래서 결정한 장소는 붉은 광장과 마네쥐 광장 건너편에 있는, 후에 저에게 '가장 모스크바다운 거리'로 기억된 푸쉬킨스카야(Pushkinskaya) 지역, 트베르스카야(T..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14. 모스크바 시민의 발, 그리고 여행자의 날개. 모스크바 지하철 미뜨로(метро)
2015. 3. 2.
‘모스크바 미뜨로를 만난 것은 이번 모스크바 미친 여행의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라면 너무 거창하겠지만 -성 바실리 대성당이 특히 서운해하겠지만- 그만큼 저는 모스크바의 지하철 시스템 미뜨로(метро)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세계 어느 도시를 여행하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이동 수단입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게 이 고민은 그 도시의 ‘대중 교통’ 시스템이 되겠죠. 먹고 자는거야 다양한 선택권이 있지만, 이 이동 수단만큼은 주어진 몇 안 되는 조건에 여행자가 ‘적응’ 혹은 ‘학습’을 해야 하고, 이는 곧 여행에선 돈보다 비싼 ‘시간’과 직결되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도시의 대중 교통을 보며 여행 경로를 계획하게 됩니다. 저도 물론 여행 계획을 짤 때 이 교통편에 의한 동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