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봄이 조금 더 일찍 오는 교토와 고베의 풍경을 담아 왔습니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공기에 봉오리가 아직 쉬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는 서울과 달리 교토와 고베의 거리 곳곳에는 이미 붉고 노란 꽃이 가득했고, 공기에선 봄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십년만에 다시 걷고 바라보는 풍경들이 눈물날 만큼 정겨웠고요. 제가 사는 도시에도 봄이 어서 와 닿기를 바라며, 교토와 고베에서 담은 사진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가벼운 여행은 최대한 짐을 줄여야 마음까지 홀가분해집니다. 마음 먹고 떠나는 출사(?)는 두,세대의 카메라와 그보다 더 많은 수의 렌즈들을 가방에 짊어지고 가지만 훌쩍 떠날 때는 가벼운 카메라와 렌즈 하나만 보조 가방에 넣습니다. 최근 몇 년간 그 역할은 올림푸스 PEN-F가 하고 있습니다...
십 년만에 보는 교토의 고즈넉한 거리, 고베의 화려한 야경. 가볍게 떠난 여행이라 장비는 많이 챙기지 않았지만 멋진 풍경을 보니 욕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야경 촬영은 셔터 속도 확보와 ISO 감도 설정이 까다로워 카메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만족할 만한 야경 사진/영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촬영 장면은 고베항의 야경이며 카메라는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PEN-F입니다.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분들을 위한 TMI 포스팅이 될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1. 광각 렌즈의 광활한 프레임준비물 : 12mm F2 렌즈 또는 7-14mm F2.8 PRO 렌즈 취향에 따라 갈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야경 촬영에선 넓..
# 0 2009. 6 초여름, 오사카. 돌아오는 날. 도코시티호텔 우메다 12층에서의 아침, 오지 않았으면 하는 화요일이 왔다. 좁지만 아늑했던, 5박6일간의 안식처를 나오며. 떠나던 길의 호텔 냉장고. 후덥지근한 섬나라 여름 갈증을 해소해 준 보물들을 두고 나오는 아쉬운 마음에 한컷. 도톤보리 강. '오사카'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생각날 풍경. 도톤보리 브릿지. 평일 아침이라 한가한 모습, 또 올께. 뒷풀이. 닷새 내내 고생한 다리를 이제 좀 쉬어주며 한가로이 오사카 정취를 느낀 마지막 스케쥴. 난바역을 떠나며. 5박6일 오사카에서의 여행의 아쉬운 마지막 걸음. 린쿠타운 가는 길. 일본에서는 저렇게 쌩뚱맞은 곳에서 종종 관람차를 볼 수 있다. 린쿠타운 프리미엄 아울렛, 아울렛이라고 마냥 싸지만은 않다...
# 0 2009. 6 초여름, 오사카-교토. AM 9:40 오사카의 아침, 저들도 여행객? 오사카에서 처음 탄 버스,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도 없고 한적하다. 오사카-교토는 멀지 않은 거리라 버스를 타고 가는 중, 스타벅스를 보니 갑자기 반갑다, 우리나라 것도 아니면서. 니조 성 입구, 일본엔 뭔 놈의 성이 이렇게 많아. 그것도 성들이 하나같이 다 크다, 그렇게 큰 땅덩어리도 아닌데, 게다가 여기저기 쪼개져있는데 말이지. 전통의 도시 답게, 금발머리 관광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교토에서, 초여름 햇살을 받아 더욱 멋진 풍채를 뽐내는 니조 성의 모습. 내가 본 일본 성들의 특징은, 웅장한 성 규모보다 몇배는 큰 정원의 위엄. 몇 명 놀지도 않을텐데 뭘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 니조성 뒷편, 대나무 숲..
# 0 2009. 6 초여름, 오사카-고베. 오사카 여행 셋째 날, 오늘은 고베에 갑니다. 한시간 반 전철타고 가는 길, 갈아탈 전철을 기다리며. 오사카 쓰텐카쿠에서 내려다 본 오사카의 평일 주경, 유독 우유팩, 장난감같이 아기자기한 이나라의 건물과 풍경들. 섬나라, 항구도시. 어렵지 않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 갑갑한 서울에서만 살다 온 나한테는 너무 좋다.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꼬마숙녀들, 문득 일본어를 잘하는 게 부러웠다. 히메지 성 오사카 성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엄청난 규모와 연륜을 뿜어낸다. 배가 너무 고팠던 오후,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받은 따뜻한 소바의 감동. 아직도 난 이 오후의 식사를 잊지 못한다. 한적한 오후, 고베의 벼룩시장 풍경. 고베 한 복판에서 발견한 한국어, '사랑방..
일년 후 쓰는 여행기, 사랑하는 땅 오사카. 5박 6일 - 마지막날 (린쿠 프리미엄 아울렛)
2010. 9. 12.
"나 가기 싫어~ 안갈래~ 가기싫단 말야~" 라는 절규로 아침잠을 깬 오사카에서의 6일째, 마지막 날 아침입니다. 오늘은 왜 매일같던 늦잠도 안잤는지. 두 명이 겨우 지낼 수 있는 작은 크기지만 6일동안 너무나 아늑한 쉼터였던 도코시티호텔의 객실도 이제 안녕. 냉장고에 아직 다 먹지 못한 우유가 남았는데 ㅠㅠ 화요일 아침은 다른 날보다 더 한산합니다. 열시에 도착해서 한참을 강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어요. 오늘따라 유난히 한가한 도톤보리 마지막 날은 여기저기 막 다니기보다는 한가로이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지난 5일간의 아직 채 식지않은 즐거움을 나누고 서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연신 시계를 보고 늘 똑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야속해하구요. ㅎ 마지막 식사는 위대하고 거대하게 음식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년 후 쓰는 여행기, 사랑하는 땅 오사카. 5박 6일 - 다섯째날 (교토, 기요미즈데라, 니조성)
2010. 9. 12.
한두푼 더 벌자고 아둥바둥 하던 서울에서의 기억이 잊혀지고, 숙소 냉장고에 쌓여가는 저지방 우유와 음료수, 기린맥주가 행복의 전부가 되어가는 오사카에서의 5일째날입니다. 역사의 도시, 교토로 고베에 이어 오사카 근방 관광지로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곳이 교토입니다. 도시 전체가 유적이라고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네요 이제 익숙해진 '남들의 아침 출근 풍경'과 호텔 옆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날 처음 본 '야끼소바빵'은 빵에 면을 넣어먹으면 어떨까 하는 우려와 달리 꽤 먹을만 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그동안은 전철만 타고 다녔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일본 전철 시스템이 워낙 촘촘하고 잘 되어 있어서 전철만으로도 다니기에 충분하지만, 버스는 버스만의..
일년 후 쓰는 여행기, 사랑하는 땅 오사카. 5박 6일 - 넷째날 (고베, 히메지성, 고베항)
2010. 9. 12.
오사카 여행도 이제 절반을 지나고, 이제 '네-'보다 '하잇-'이 익숙한 넷째날,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까요? 오늘은 오사카에서 벗어나, 저 멀리 고베까지 달려 볼 예정입니다. 히메지성과 야경이 유명한 곳이죠 -_- b 전철을 갈아타고 한시간 반을 달려야 갈 수 있는 곳이 고베입니다. 가깝지는 않지만 오사카 여행에서 하루쯤 시간을 할애해서 다녀올 만한 곳으로 다들 추천하는 곳이죠. 멀리 떠나는 길이라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어딜 가나 아이들은 밝고 예쁩니다. 한 정거장에서 엄마와 함께 탄 꼬맹이 소녀들은 연신 우리를 바라보며 저들끼리 연신 꺄르르 웃습니다. 무척 궁금했습니다, 쟤네들은 뭐라고 하는걸까. '쟤들 일본어 잘하겠다, 부러워' 라고 했었지요 -ㅅ- 오래된 도시, 고베 사람 없는 전철..
일년 후 쓰는 여행기, 사랑하는 땅 오사카. 5박 6일 - 셋째날 (쓰텐카쿠, 시텐노지, 우메다)
2010. 9. 12.
어느새 편의점 점원과 무려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고 계산을 하게 될 수 있게 된, 벌써 오사카에서의 셋째날입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전철로 여섯정거장 거리의 '에비수초' 역입니다. 오늘은 '오사카의 심벌 타워'로 알려진 '쓰텐카쿠'와 일본 최고(古)의 관사 시텐노지를 볼 예정이구요~ 에비수초 역을 나서면 바로 저 멀리 보석바(-_-) 모양의 탑이 나타납니다. '하늘과 통하는 높은 건물'이라는 뜻의 스텐카쿠는 1912년 세워진 동양 최대 높이의 관람타워로 파리 건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건물이라고 하지만 역시나 저에게는 보석바 모양입니다. 언뜻 저렇게 생긴 향수병을 본 것 같기도 하구요..? 사실 5박5일 내내 관광지보다 좋았던 것들은 이렇게 소박하고 깨끗한 일본의 도로 구석구석입니다. 일본 영화속에서 걷고 ..
일년 후 쓰는 여행기, 사랑하는 땅 오사카. 5박 6일 - 둘째날 (오사카성, 오사카항, 카이유칸, WTC)
2010. 9. 12.
시차도 없는 오사카에서 어제 간단히 마신다고 산 맥주가 과했던지 첫날부터 늦잠이네요~ 어짜피 알아보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세수만 간단히 하고 서둘러 숙소를 나섭니다. 오사카에서의 둘째날 - 오늘의 시작은 숙소인 미나미 모리마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타니마치 욘초메역의 오사카성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간지나는 저곳!! 오사카 성을 가기 전에 전철역을 나서면 바로 볼 수 있는 미끈한 건물, 학생들의 견학과 외국인 관광이 많은 '오사카 역사박물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한국어를 포함 각국 언어로 제작된 팜플렛과 무엇보다도 짧지만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까지 +_+ 사실 오사카 가서 가장 민망했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패스를 사면 들어있는 박물관 무료입장권이 갑자기 없어져서 점원 앞에서 한참을 가..
여행(旅行) 여러분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왜 여행을 떠나시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은 언제, 어디, 누구와 함께였나요? 시간이 지나 지난 여행을 떠올려 보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에게 가장 행복했던 여행을 꼽으라고 한다면 얼마 전 다녀온 5박 6일의 초여름 오사카 여행입니다. 늘 여행을 떠올리면 '그 곳 사람들의 표정'이 먼저 떠오릅니다. '오사카의 표정'은 일본인 특유의 조심스러움이 묻어나지만, 친절하고 밝았다는 기억이구요. 그리고,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종일 걷느라 힘들어도 내내 밝은 표정으로 함께 했던 그녀와의 마지막 여행으로 저에겐 특별한 곳입니다. 2009.6.11-16 단 5박 6일만에 영원히 사랑하게 된 오사카 앞으로 사랑하게 되실 분들을 위한 짧은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