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초당 하면 역시 두부입니다. 초당(草堂) 허엽 선생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두부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던 것이 유래가 돼 순두부, 두부로 유명한 동네가 됐죠. 두부 가게들이 모여있는 초당 순두부마을이 있고, 마을 곳곳에 두부의 역사와 초당 두부의 제조 방식을 그려 놓은 벽화도 있습니다. 초당 순두부마을에서 두부를 먹었던 것은 10년이 훌쩍 넘은 오래 전 이야기인데 그때 그리 만족하지 못해서 그간은 찾지 않았거든요. 이번엔 무슨 생각이었는지 한 번은 순두부를 먹자 해서 검색을 했고, 그 중 평이 좋은 집이 여기였어요. 초당 고부순두부. 순두부 마을쪽에 있지만 식당 밀집 지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있는 한옥 형태의 가옥이 정겨운 곳입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 여러 개의 독채에..
강릉 여행 둘째 날, 날이 화창해서 예정보다 많이 걸었습니다. 초당 순두부마을에서 아침으로 순두부 정식을 먹고 요즘 핫한 카페 툇마루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때는 툇마루가 한창 주목받을 때라 대기줄이 어마어마했고, 고민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근처에 갈만한 카페를 찾다 발견한 곳이 초당 커피정미소. 이곳도 툇마루만큼은 아니지만 익히 이름을 들었기에 이번엔 여기 가 보기로 합니다. 오래된 느낌 물씬 풍기는 가게 외형도 맘에 들었고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예전에 실제 정미로소 쓰였던 건물이겠죠. 요즘은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해 실내를 꾸민 카페들이 많지만 이곳은 확실히 그런 곳과 다르겠죠. 실제로 정미소로 운영되던 곳이니 일부러 낸 오래된 분위기가 아닌 진짜 세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
강원도 음식이야 많지만 그 중에 저는 감자 옹심이와 막국수를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감자 옹심이와 감자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좋아해서 강원도에 갈 때면 꼭 한 끼는 찾아가서 먹고는 해요. 강릉에도 감자 옹심이 전문 식당이 골목마다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집이 이곳 아닐까 싶습니다. 이름부터 '강릉 감자 옹심이'니 마치 이 음식의 원조집인 것 같습니다. 가게 외관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간판에 적힌 방송 출연 내역만 봐도 긴 역사 속에서 인기를 끈 집인 것은 확실한 것 같네요.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가게 전경은 할머니 집에 놀러온 것 마냥 정겹습니다. 정리가 되지 않은 어지러움이 여행에서라면 멋과 여유가 되죠. 내부에 들어서니 이삼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벽지와 장판, 낙서,..
대상그룹 사보 '기분 좋은 만남' 2018 7,8월호 '강릉 바다 호수길 여름 위를 걷다'.'
2018. 8. 14.
얼마 전에 강릉 여행 관련 글과 사진을 기고했던 대상그룹 사보 '기분 좋은 만남' 2018년 7,8월 호를 받아보았습니다. 이번 원고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매거진인데 대상그룹의 대표 브랜드 청정원의 다양한 식품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 여행 등에 대한 기사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번 달에는 박나래 씨 인터뷰가 있더군요. 가장 궁금했던 페이지는 물론 제 글과 사진이 있는 36페이지. '여름 위를 걷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여름 강릉을 찾으면 가 볼만한 곳과 그에 얽힌 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여행지 소개보다는 직접 그 길을 걷고 머물며 느낀 제 감상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듭니다. 두 번째 강릉행에서 찍은 강문 해변의 야경이 두 페이지에 걸쳐 크게 인쇄돼 있는 것이 보기..
최근 한 달 새 두 번이나 다녀 온 강릉. 그 중에서도 안목 해변은 쉽게 질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면 갈 수록 그 한적함과 여유로움에 점점 더 반하게 되는 곳입니다. 당장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다녀오고 싶어지니까요. 전에 갔던 곳과 다른 카페의 옥상에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기대에 부풀어 있으니까요. 그 못지 않게 좋아하는 곳, 그래서 안목 해변에 갈 때 일부러라도 돌아서 걷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100m나 될까 싶은 이 짧은 골목은 낭만적인 그림들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척 좁은 골목이라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도 만만찮은 곳이지만, 그래서 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걷는 운치가 있거든요. 안목 해변 버스 종점과 해변을 잇는 짧은 그림 골목은 아주 ..
놀랍다, 나를 세워준 이 땅 강원도 6월의 첫 주말,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에1박 2일 강원 강릉 & 양양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해외 여행만 꿈꾸던 제게지금 내가 서 있는, 뒹구는 이 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비에 젖은 풍경, 못내 아쉬운 이번 여행 첫 사진 / 대관령 - - 바라봐 주길 바랬던 나무 / 미시령 옛 길 - - 전망대로 가는 길 / 속초 - - 흐린 하늘의 아쉬움을 채워준 새파란 바다 / 속초 - - 비가 그친 직후 / 속초 - - 비가 그친 직후 / 하조대 - - 전망대에서 본 풍경 / 하조대 - - 풍경은 기다린만큼 고요해진다 / 하조대 - - 사람 없는 바다 / 하조대 - - 저녁 식사 / 양양 - - 해 뜨기 전 실루엣 / 휴휴암 - - 특별했던 일출 / ..
2013.7.30 - 31 여름 바다를 찾아 떠난 짧은 여행 둘째 날, 강릉항. 유난히 따가운 여름 오후의 강릉항, 어떻게 알았는지 곳곳마다 찾아온 인파들은, 그저 오늘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 보인다. 멀리 보이는 빨간 등대가 파란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멋진 풍경을 만들고 세상엔 온통 파랑, 파랑, 파랑. 여름날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가만히 바라보는 즐거움에 타는 얼굴과 다리도 잊었던 시간들. 그리고 나보다 더 용감하게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 강릉항의 등대는 뭔가 특별하다. 외로워 보이다가도 이 바다를 다 가진 것처럼 여유로워보인다. 여름 햇살을 받아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뜨겁지만, 먼 길 걸어 온 사람들에게 등 뒤 그늘로 반겨주기도 했던 여름, 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