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 마운트 어댑를 소니 E 마운트 카메라에 연결해 주는 렌즈 어댑터를 구매했습니다. 이번에 두 개째 구매인데, 첫 번째 어댑터는 2만원 내외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저가형 제품이었고 이번엔 그보다 조금 더 비싼 제품입니다. 둘의 차이는 최단 촬영 거리를 줄일 수 있는 헬리코이드 구조라는 것.
이 클로즈 포커스 어댑터 중에서는 아무래도 보이그랜더 제품이 가장 좋겠지만 가격이 40만원대로 상당히 비쌉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은 호환 제품들을 만드는 7Aritisans 제품인데 실버 링을 두른 모양새가 보이그랜더 제품을 카피한 것 같네요. 단가 등의 문제로 컨트롤 링의 디테일까지 따라하진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구매했고, 가격은 59달러로 시중에 나와 있는 헬리코이드 어댑터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https://ko.aliexpress.com/item/1005001303470895.html?spm=a2g0s.9042311.0.0.30b84c4djAgVxg
이전에 구매한 K&F의 제품은 기본적인 어댑터 역할, 촬영에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부 컬러 캐스트가 심했습니다. 주변부에 녹색이 껴서 따로 보정을 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저렴하게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컬러보다 흑백 촬영이 주가 될 경우엔 가성비 괜찮은 상품이 되겠습니다만, 추천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크롬 링을 두른 게 뭐라고 전에 쓰던 어댑터보다 꽤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마운트 부와 헬리코이드를 컨트롤하는 링으로 나뉘어 있고 크롬부에 제품 정보가 인쇄돼 있습니다.
소재는 금속으로 완성도가 뛰어난 느낌은 아닙니다. 만져보면 파츠간의 유격이 다소 있고 이것은 렌즈와 카메라에 장착할 때도 느껴집니다. 보이그랜더 제품을 사용해 보지 않았지만 그것도 제품에 따라 약간의 유격이 있다니 이건 가격 대비 감안해야겠죠.
사용하며 불만인 것은 어댑터와 렌즈를 분리하는 버튼입니다. 금색이 쌩뚱맞기도 한데다 파츠 자체가 얇아서 유격이 있고, 조작감이 좋지 못합니다. 이 버튼 방식은 만원짜리 K&F 어댑터의 버튼보다도 못네요.
마운트는 금속.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라이카 M 마운트 렌즈인 보이그랜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 렌즈와 어댑터를 결합한 모습. 빨간 점을 맞춰 렌즈를 돌리면 카메라에 결합할 때와 같이 렌즈가 물립니다. 렌즈 경통 둘레보다 어댑터가 확연히 넓어서 나사가 훤히 드러나는 것이 보기에 깔끔하진 못합니다. 저 공터에 먼지도 꽤 많이 껴서 먼지 유입이 걱정되기도 하고요. 네이티브 렌즈가 아니니 이 역시 감수해야겠죠.
이대로 어댑터를 카메라에 마운트 하면 됩니다. 실버/블랙 투 톤이 보이그랜더 빈티지 렌즈와 잘 어울려서 언뜻 보면 전체가 렌즈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저는 서브 카메라 A7C에 보유 중인 M 마운트 렌즈들을 사용하기 위해 어댑터를 구매했어요. FE 렌즈가 없어서요. 울트론 빈티지라인 35mm f2 렌즈와의 조합은 상당히 가볍습니다. 아마도 주력이 될 듯.
어댑터의 덩치 때문에 구경이 큰 렌즈와 잘 어울립니다. 이건 아포란타 50mm f2 렌즈와 연결한 모습입니다. 이 카메라의 중요한 용도 중 하나가 음식 사진이라 50mm 렌즈 사용이 많을 것 같아요.
헬리코이드 어댑터 사용은 처음이라 어떻게 촬영 거리를 줄일지 궁금했는데, 어댑터의 컨트롤 링을 돌리면 어댑터의 경통이 돌출됩니다.
사진을 확대하면 어댑터의 경통 길이가 변한 것을 볼 수 있죠. 이런 방식으로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M 마운트 렌즈들이 공통적으로 최단 촬영 거리가 길어서 아쉬울 때가 많은데 어느 정도 차이가 날지 앞으로 테스트 해봐야겠습니다. 렌즈에 따라 다른 것 같지만 체감상 절반 정도로 촬영 거리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테스트 삼아 찍어 본 이미지들입니다. 카메라는 소니 A7C, 렌즈는 보이그랜더의 울트론 빈티지 라인 28mm f2, 아포란타 35mm f2, 아포란타 50mm f2를 사용했습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K&F 어댑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변부 컬러 캐스트가 없다는 것. 단순히 렌즈와 카메라 사이의 플레인지백 공간을 채워줄 뿐이라는 생각과 달리 어댑터에 따라 이미지 품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중심부에 비해 주변부 해상력이 떨어집니다. 이것은 렌즈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라 어댑터의 문제인지, 렌즈의 광학 특성인지는 조금 더 테스트가 필요하겠습니다. 유추하기로는 양쪽 모두인 것 같지만요.
또 하나의 문제는 무한대 초점 문제입니다. 어댑터를 사용할 때 렌즈의 초점링을 끝까지 돌려 무한대로 설정하면 초점이 다소 어긋나네요. 라이카 M을 사용할 때처럼 렌즈 초점을 무한대로 설정한 뒤 구도만 확인하고 촬영했는데 돌아와서 낭패(?)를 보았습니다.
확대 이미지를 보니 초점이 어긋난 것이 눈에 띕니다. 무한대보다 조금 앞쪽으로 초점을 설정해야 초점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헬리코이드가 고정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렌즈, 어댑터의 설정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 것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겠습니다. 다만 무한대 초점 문제는 가격을 막론하고 여러 렌즈 어댑터들에서 많이들 나타나는 것이라 이 제품의 단점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그래도 이전 어댑터에서 신경 쓰였던 주변부 컬러캐스트가 해결된 것, 촬영 거리 단축 등 활용성과 화질의 향상이 확연히 체감돼 만족하고 있습니다. 화면 없는 M10-D의 불편함을 잘 보조해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