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새롭게 영입한 오리스 다이버워치 식스티 파이브에 이런저런 스트랩을 매치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그에 맞는 시계줄을 고르고 결제하고, 마침내 받아서 교체하는 그리고 옷차림에 맞춰 코디하는 즐거움, 다들 아시죠? 오리스의 다이버 워치 식스티파이브(Sixty-five)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그린 다이얼과 청동 소재의 조화가 제 맘에 쏙 들어서 생일을 석 달 앞두고 미리 영입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름에 많이 사용하시는 러버 스트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자사 시계에 맞춰 러버 스트랩을 발매하지만 오리스 트로픽 러버 스트랩이 가격 대비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더라고요. 다른 브랜드 시계에 사용하시는 분이 많을 정도로요. 그래서 평소 러버 스트랩에 관심이 없었지만 한 번 구매해 보았습니다. 별도 판매하는 곳이 드물고 서비스 센터를 통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버클 제외 13만원대로 기억합니다.
사실 욕심이 생겨서 가죽 스트랩도 함께 구매했습니다. 가죽 스트랩 모델에 동봉된, 역시 오리스 정품 가죽 스트랩입니다. 식스티파이브 특히 청동 모델이 빈티지한 외형을 강조한 시계라 가죽 스트랩과의 조화가 매우 좋습니다. 정품 스트랩 세 개를 다 늘어놓으니 부자가 된 것 같았어요. 가죽 스트랩에 대한 평은 다음 포스팅으로 미뤄두고,
트로픽 러버 스트랩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애커스 등 다른 모델용으로 발매된 러버 스트랩이 러버 소재의 질감이 너무 강조돼있고, 버클부가 비대해 관심이 가지 않았던 데 비해 트로픽 러버 스트랩은 표면 패턴과 질감, 버클 형태까지 일반 스트랩과 위화감이 적어서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표면에는 카본 파이버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패턴이 새겨져있습니다. 덕분에 러버스트랩 특유의 저렴한 느낌이 많이 상쇄되는 모습입니다. 애플 워치의 스포츠 밴드를 보아도 실리콘 특유의 느낌 때문에 저렴한 인상이 강한데, 이 스트랩은 러버 스트랩에서 느끼기 힘든 단정하고 모던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조금 독특한 패턴의 가죽 스트랩으로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안쪽 패턴은 피부와의 밀착면을 줄여 땀에 의한 불쾌함을 줄이도록 설계됐습니다. 바깥면에 비해 안쪽은 재질 특유의 질감이 도드라지지만 착용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므로 크게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사이즈는 러그 부분이 20mm이며 갈수록 좁아져 끝부분이 18mm가 되는 형태입니다.
러버 스트랩, 그리고 정품 가죽스트랩에는 교체 도구 없이 스트랩을 분리/체결할 수 있는 이지 링크 시스템이 적용돼 있습니다. 스프링 바 부분에 있는 돌출 레버를 이용해 간편하게 스트랩을 분리하거나 시계에 체결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단순히 편할뿐 아니라 교체도구로 인해 러그쪽에 흠집이 발생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기존 브레이슬릿을 분리하고 새 스트랩과 결합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지링크 덕분에 여기서부터는 체결이 매우 쉽습니다. 스트랩 사이즈는 길이에 따라 S/M/L로 나뉘는데 기본은 M 사이즈라고 합니다. 손목 두께 18mm인 저는 M 사이즈 밴드가 다소 길게 느껴졌지만 S 사이즈는 반대로 너무 짧다고 하니 사이즈 선택이 좀 어렵더군요.
이렇게 간단히 체결 완료. 뒷판 스크래치는 스트랩에 의해 생긴 건 아닙니다. -고무가 뭔 힘이 있겠어요, 쇠 탓이지-
오리스 식스티파이브 그린/브론즈 모델과 검정색 트로픽 러버 스트랩을 결합한 모습입니다. 그럭저럭 잘 어울리지만 확실히 가죽/스웨이드 스트랩과 조합했을 때의 빈티지한 매력, 메탈 브레이슬릿을 장착했을 때의 고급스러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뭐, 러버 스트랩은 겉모양보단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그린 다이얼의 장점을 살리기에도 좀 부족한 것 같고요. -시계 매력 급감-
표면 패턴은 많은 남성분들이 선호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니란 얘기입니다- 보통 여름철 휴가지에서 착용하거나 운동을 할 때 착용하기 위해 러버스트랩이 필요할 경우 피치못하게 러버스트랩을 선택하게 되는데, 다른 러버스트랩보다 디자인이 좋은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시계의 빈티지한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편의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착용감은 가죽/메탈 스트랩보다 단연 좋습니다. 군 입대할 때 찼던 돌핀(..)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볍고 편합니다. 러버 소재지만 스트랩이 상당히 부드럽고 유연해서 활동에 불편함도 없습니다. 모양도 뭐, 자꾸 보니 괜찮은 것 같네요. 사실 그린 다이얼 모델이 아니고 블랙 다이얼 모델이면 제짝처럼 어울릴 것 같긴 합니다. 버클의 완성도 역시 나무랄 데 없네요. 다만 길이가 역시 좀 길어서 끝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가 고민입니다. 길이 조절이 어려운 구조라서요.
제가 선호하는 타입은 아닙니다만 오리스 트로픽 러버 스트랩에 관한 세간의 호평에 대해 충분히 수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둔하고 저렴한 느낌, 불편한 착용감 등 러버 스트랩에 가지고 있던 제 선입견을 모두 불식시킬 정도로 완성도는 높았습니다. 빈티지 디자인의 시계가 아니라 모던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시계라면 어디든 어울릴 것 같아요. 착용감도 좋고, 가격도 이정도면 충분히 납득할만 합니다. 오리스가 시계보다 스트랩을 더 잘 만든다는 어떤이의 평이 떠오르는 제품이었습니다.
담에는 식스티파이브 전용 가죽 스트랩에 대한 평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실 이게 진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