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어렵게 낸 시간,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목적지를 꽤나 오래 고민했고, 여행 예정일을 사나흘 앞둔 날까지도 결정을 하지 못해 '이러다 못 가는 것 아냐'라며 걱정했지만, '떠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터키 이스탄불행 티켓을 끊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문화의 결합, 세계 3대 미식국 등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일주일간의 짧은 시간동안 잠도 줄여가며 알차게 즐기고 왔습니다.
이번 여행을 앞두고는 일찌감치 함께 할 카메라는 올림푸스의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E-M5 Mark III로 점찍어뒀습니다. 지난 제주 여행 때 잠시 경험한 바로 여행용 카메라로서 크기와 무게, 성능 등이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물론 욕심을 놓지 못해 E-M1X, E-M1 Mark II까지 몽땅 챙겨가긴 했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 카메라는 E-M5 Mark III였습니다.
간단한 평을 하자면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E-M5 Mark III는 여행용으로 유리한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에 E-M1 시리즈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기본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E-M1X의 GPS/지오태깅,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정도를 제외하면 이미지 품질이나 인터페이스 등에서 E-M1 시리즈에 비해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주일간 함께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며 느낀 E-M5 Mark III의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M5 Mark III의 사양과 간단한 첫인상은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https://mistyfriday.tistory.com/3466?category=721094
OM-D E-M5 Mark III 사양
2,040만 유효 화소 Live MOS 이미지 센서
TruePic VIII 화상 처리 엔진
5.5스텝 효과 5축 손떨림 보정 (12-100mm F4 IS PRO 렌즈 사용시 6.5스텝)
121포인트 위상차/콘트라스트 검출 AF
1/8000 - 60초 / 벌브 지원
ISO 200-6400 (확장 ISO 64,100,12800,25600)
초당 10매 연속 촬영
5000만 화소 고해상도 촬영
4K 동영상 촬영 (3840x2160, 4096x2160)
236만 화소 OLED 뷰파인더
3.0형 104만 화소 터치/스위블 디스플레이
BLS-50 배터리 / 약 310매 촬영
USB 충전 (microUSB)
125.3 x 85.2 x 49.7 mm
366g (카메라) / 414g (배터리, 메모리 카드 포함)
다시 한 번 보는 E-M5 Mark III의 사양.
간단히 정리하면 2040만 화소는 E-M1, E-M1X 등 플래그쉽 카메라와 동등하고 최신 이미지 프로세서 TruePic VIII이 탑재돼 이미지 품질은 최상위 카메라와 동등한 수준입니다. E-M10 Mark III의 4스텝 보정 효과보다 높은 최대 5.5스텝 5축 손떨림 보정은 E-M1 Mark II와 같고요. 이 카메라의 지향점을 잘 알 수 있는 두 부분입니다. 작고 가벼우면서 상위 제품과 동등한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제품으로 기획된 것이죠. 그 외에도 121포인트 위상차/콘트라스트 검출 AF, 5000만 화소 고해상도 촬영, 4K 동영상 촬영도 E-M1 Mark II와 동일합니다.
다만 4K 동영상에서 OM-LOG400을 지원하지 않고, 연속 촬영 속도가 초당 10매로 E-M1 Mark II의 15fps보다 느립니다. 개인적으로 배터리는 엔트리급 PEN,OM-D 제품에 사용하는 BLS-50을 사용한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용량 때문에 배터리 하나로 하루 촬영이 어려웠거든요.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역시나 여행용 카메라로서 최고의 덕목은 휴대성입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도 어깨와 목에 부담이 되면 여행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E-M5 Mark III는 기존에 사용하던 DSLR,DRF 카메라는 물론 같은 올림푸스의 E-M1 시리즈와 비교해도 휴대성이 월등합니다. 크기는 125.3 x 85.2 x 49.7mm이며,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도 414g입니다. 렌즈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7mm F1.8 같은 작은 단렌즈를 사용하면 겨울철 패딩 점퍼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컴팩트하고, 무게 부담 역시 거의 없었습니다.
E-M5 Mark III가 처음 발표됐을 때 제 개인적인 불만 사항이었던 플라스틱/메탈 소재 병용, 적은 용량의 배터리 채용 등이 무게를 줄이기 위한 시도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전작 E-M5 Mark II에 비해 배터리 포함 기준 약 50g의 무게를 감량했습니다.
스위블 디스플레이
뷰파인더가 있긴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는 아무래도 후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촬영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는 장노출 촬영이나 타임랩스 촬영 등 다양한 방법의 촬영이 이뤄지기 때문에 360도 스위블 디스플레이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 작고 가벼운 E-M10 시리즈가 제한적인 틸트 조작만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용으로 제약이 있는 것과 비교해서요. 저는 잘 찍지 않지만 여행에선 멋진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셀피 촬영도 많기 때문에 회전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벼운 여행용 렌즈 조합
E-M5 Mark III는 여행용 카메라의 콘셉트를 확고하게 하고자 14-150mm F4-5.6 렌즈와 킷 구성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35mm 환산 28-300mm의 초점거리를 지원하는 광학 11배 고배율 줌 렌즈는 하나의 카메라와 렌즈로 여행 사진을 찍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우 좋은 조합입니다. 이 카메라와 렌즈의 무게를 합쳐도 700g이 되지 않습니다. 이 조합으로 찍을 수 있는 풍경, 인물, 거리 사진 등의 다양함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매력적이죠. 물론 12-100mm F4 IS PRO 렌즈의 고화질, 고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벼움이 주는 장점이 분명하니까요.
고급 촬영 성능
다음으론 결과물과 촬영 성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M5 Mark III를 여행용 카메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2000만 화소와 4K 동영상 등 결과물이 기존에 사용하던 E-M1 Mark II, E-M1X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E-M5 Mark II의 결과물은 함께 촬영한 E-M1X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등의 아쉬움은 가끔 있었지만, 크기와 무게를 비교하면 뭐.
E-M1 Mark II와 동등한 AF 시스템은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의 순간 포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페리 안에서 찍은 갈매기입니다. 14-150mm F4-5.6 II 렌즈의 150mm 최대 망원 촬영 결과물인데, 고배율 줌 렌즈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결과물입니다.
5000만 화소 고해상도 촬영 모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E-M1X의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모드가 없어 삼각대를 사용해야 하지만 여행지의 멋진 장면을 고해상도로 남길 수 있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고해상도 촬영 이미지는 해상력이나 샤프니스도 일반 촬영 이미지보다 유리합니다. 계조/다이내믹 레인지 역시 좋아서 기회가 될 때면 고해상도 촬영 기능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아쉬웠던 점을 덧붙이면, 역시나 '배터리'였습니다. 하루 촬영하기는 역시나 부족해서 두 개를 들고 다녀야 했거든요. 추가 배터리를 포함해도 여전히 작고 가볍지만 번거로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여행에서 이제 막 돌아와서 정리한 E-M5 Mark III의 간단 평가, 여행용 카메라로서의 장점은 이정도입니다. 앞으로 여행 사진을 정리하면서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M5 Mark III로 촬영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