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소식이었습니다. 보통 신제품 출시 또는 펌웨어 업데이트 전 루머가 돌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별 소식도 없이 그야말로 갑툭튀 했거든요. 펌웨어 업데이트의 범위나 규모를 생각하면 그간 소식이 없었다는 것이 더욱 흥미롭습니다.
올림푸스가 미러리스 카메라 E-M1X와 E-M1 Mark II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Workspace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습니다. 최신 제품인 E-M1X와 새로운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Workspace의 업데이트는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출시 2년이 넘은 E-M1 Mark II의 업데이트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들여다 보니 놀랍더라고요. 이번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E-M1 Mark II는 한 단계 업데이트 된 진짜 플래그쉽 카메라가 됐습니다.
아래는 이번 업데이트에 관한 올림푸스 한국의 공지 내용입니다.
망원 렌즈는 제가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테스트 해 보지 못했습니다만 특별한 업데이트보다는 새로 출시한 텔레컨버터 MC-20과의 호환성을 강화한 것입니다. E-M1X와 Workspace 역시 그동안 지적됐던 RAW 이미지 편집 속도, 그리고 전반적인 편집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죠.
하지만 E-M1 MArk II의 업데이트 내용은 분량부터 눈에 띕니다. 사실상 이번 펌웨어 업데이트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존 기능의 성능 향상은 물론 E-M1X에 채용된 신기능들도 눈에 띕니다. 올림푸스에서 E-M1X와 E-M1 Mark II를 투톱 플래그쉽 카메라로 소개하고 있지만 촬영 성능과 일부 기능의 차이로 나란히 두기가 어려웠습니다. 두 카메라를 운용하고 있는 제 입장에선 동영상 촬영 성능 하나만으로도 E-M1 Mark II가 하위 기종으로 느껴졌으니까요. 하지만 펌웨어 업데이트로 이것이 보완되면서 이제 진짜 두 개의 플래그쉽 라인업이 완성된 느낌입니다.
업데이트 소식을 듣자마자 펌웨어 업데이트를 실행했습니다. E-M1X, E-M1 Mark II 모두 USB Type C로 PC와 연결되고 Workspace로 업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전 제품들보다 업데이트가 훨씬 쉽고 간편해졌습니다. E-M1X의 최신 펌웨어는 1.1이지만 E-M1 Mark II는 2.3에서 3.0으로 변경돼 메이저 업데이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OM-LOG400로 동영상 촬영 성능 강화
주인공인 E-M1 Mark II의 업데이트 내용 중 제가 가장 반긴 것은 OM-LOG400의 추가입니다. 최근엔 주로 영상 작업에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데, E-M1X의 OM-LOG400이 E-M1 Mark II에 없어서 둘을 함께 운용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차분한 색' 컬러 모드를 사용하면 어느정도 DR 확보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편집 작업에서 OM-LOG400이 갖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OM-LOG400 업데이트로 영상 작업에서 두 대의 카메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렌즈 교체의 번거로움이 사라졌고, 동시에 다양한 앵글을 시도할 수 있게 됐죠. E-M1X보다 작고 가벼우니 간편한 V-LOG 촬영에서는 오히려 E-M1 Mark II가 더 매력적인 제품이 됐습니다.
그 외에도 E-M1X의 많은 장점들을 E-M1 Mark II가 이어받게 됐습니다. 최신 AF 알고리즘이 추가돼 신뢰도 및 동체 추적 능력이 향상됐고 확장 감도 지원도 ISO 64까지 넓어져 장노출 및 야외 개방 촬영이 용이해졌습니다. 전반적인 펌웨어 평가를 하자면 E-M1X의 촬영 성능 중 하드웨어의 한계로 추가할 수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모두 E-M1 Mark II에 이식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올림푸스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Workspace도 첫 번째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E-M1X와 함께 야심차게 출시한 Workspace는 카메라의 상세 설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에 무료 소프트웨어로서 준수한 기능 지원이 장점이지만 이미지 처리 속도 및 전반적인 운용 속도가 불만이었죠. 이번 업데이트로 향상이 되길 바라며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시험 삼아 RAW 이미지를 보정해 보았는데, 이전 버전보다 반응 속도는 조금 향상됐습니다. 이미지를 확대/축소할 때 제 해상도를 보여주지 못하던 현상이 줄거나 짧아졌거든요. 심도 합성 등의 기능은 아직 테스트 해 보지 못했습니다.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감소도 사양에 있으니 최종 결과물의 품질 향상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올림푸스 제품들은 이미지 센서의 한계를 이미지 처리 과정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라이트룸 같은 상용 프로그램보다 느리지만 일단 이전 버전보다 속도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점차 개선되길 바랍니다. -비싼 라이트룸 대신 워크스페이스 쓰고 싶어요-
올림푸스의 이번 펌웨어 업데이트는 그동안 타사에 비해 펌웨어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상쇄할만큼 푸짐했고, 주인공인 E-M1X와 E-M1 Mark II 사용자로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선반 위에 있는 두 카메라가 이제야 동등하게 보이는군요.
최근 신제품 출시 기간이 매우 긴 올림푸스가 올해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E-M5 Mark III 또는 새로운 PEN 카메라 이전의 공백을 펌웨어로 효과적으로 채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와 올해의 행보가 확연히 다른 걸 보니 앞으로 조금 더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카메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어서 업데이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