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ilux
2017년 가을, 구리 한강시민공원 코스모스 밭에서.
2017. 9. 29.해마다 가을이면 빠지지 않고 다녀오던 곳이었는데 지난 이, 삼년 결석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보려 했는데 변명거리가 잘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그냥 전처럼 간절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을도, 사진도, 여행도. 주말마다 이 멀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 정도로 그 시절 저는 뜨거웠는데 말입니다. 길에 핀 코스모스 몇 송이를 보고 오랜만에 이 곳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가장 없을 것 같은 날과 시간을 골라 다녀왔습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람 많은 곳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구리 한강시민공원 코스모스 축제가 끝난 다음 날 오전에 도착해 노을까지 보고 온 제법 긴 나들이었습니다. - 언젠가의 사진 - 구리 한강 시민공원의 풍경은 제가 '가을'을 생각..
늦여름 오후, 서울로 7017 풍경 (LEICA M-P & SUMMILUX-M 35mm F1.4 ASPH)
2017. 8. 27.장마가 끝나고 남은 여름 빛이 남은 열기를 털어내던 날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약속된 일정을 마친 후, 돌아가기 전 서울로 7017에 잠시 들러 늦여름 하늘을, 열기와 사람들의 표정들을 담았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바로 들어가기 아쉽기도 했고, 마침 가방에 카메라도 챙긴 날이었거든요. 서울역과 가까운 곳에 살고, 서울로 7017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방문해 보고 싶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다 이렇게 우연히 갑작스레 둘러보게 됐네요. 기다림에 대한 보상인지 날씨가 정말 근사했습니다. 이 날 사진은 요즘 다시 적응 중인 라이카 M-P와 SUMMILUX-M 35MM F1.4 ASPH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늦여름, 오후, 서울 서울 한복판에 조성된 고가는 풀과 나무들이 양쪽에 늘어선 탓에 그 폭이 좁아서 ..
라이카 SUMMILUX-M 35mm F1.4 ASPH FLE 실버 영입기
2017. 8. 23.일과 사이의 짬에 습관처럼 장터 검색을 하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렌즈가 때마침 딱 나타날 때의 기분은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어제 저는 찾던 렌즈를 영입하게 돼 무척 기뻤습니다. 실버 컬러의 M-P에 조합할 SUMMILUX-M 35mm F1.4 ASPH 렌즈가 그것입니다. 한 달만에 드디어 손에 쥐었습니다. LEICA SUMMILUX-M 35mm F/1.4 ASPH (FLE) - 초점거리 35.6mm- 5군 9매 구성- 조리개 F1.4 - F16- 초점거리 0.7m ~ ∞- 필터 규격 E46- 스크류 타입 스틸 후드 - 56 x 46 mm- 320g 당분간 라이카 M-P에 이 렌즈 하나만을 사용하기로 하고 카메라와 같이 영입한지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그동안 한여름 무더위와 이..
단 하나의 렌즈, 라이카 즈미룩스 35mm (LEICA SUMMILUX-M 35mm F1.4 ASPH FLE) 첫인상 - 촬영편
2017. 8. 10.쉽고 친절한 라이카 Q를 사용하는 내내 M 특유의 투박함과 불친절을 그리워했으니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라고 하겠습니다. M-P를 통해 오랜만에 다시 M을 사용하고 있는데, 광학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장면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며 렌즈 초점링을 돌려 초점을 잡는 과정이 이만큼 즐거운 행위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 M으로의 복귀를 결정하게 한 이유 중 팔할은 이 렌즈, Summilux-M 35mm ASPH. 였습니다. 카메라보다 렌즈를 먼저 구매할 생각일 정도로 35mm 렌즈 중 최고라는 이 렌즈를 열망하고 있었죠. 원래는 블랙 바디에 블랙 렌즈로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운 좋게도(?) 실버/오렌지 컬러의 M-P를 사용하고 있고, 렌즈는 실버를 구하지 못해 블랙 렌즈를 사용중입니다. 외형의 아쉬..
단 하나의 렌즈, 라이카 SUMMILUX-M 35mm F1.4 ASPH FLE 첫인상
2017. 7. 22.갖고 싶은 건 가져야 하고, 어차피 갖게될 것이면 빨리 손에 넣어야 합니다. 일 년여만에 다시 라이카 M으로 돌아온 후 며칠간 머릿속은 렌즈 구상으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카메라보다 일찌감치 먼저 렌즈를 결정했습니다. 35mm SUMMILUX 렌즈가 무척 궁금했거든요. 사실 다시 M으로 돌아온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이 35mm 렌즈 때문입니다. 카메라는 선택지가 몇가지 있었지만 렌즈는 꼭 이것으로 점찍어뒀었습니다. 그리고 충무로, 남대문 샵을 수소문한 끝에 생각보다 일찍 손에 넣었습니다. 휴, 이제야 마음에 안정이 찾아옵니다. 이것이 당분간 제 단 하나의 렌즈가 될 것입니다. LEICA SUMMILUX-M 35mm F/1.4 ASPH (FLE) - 초점거리 35.6mm- 5군 9매 구성- 조리개 F1.4 ..
#5 주머니 속의 라이카, LX10의 F1.4 VARIO-SUMMILUX 렌즈
2016. 12. 28.쟁쟁한 1" 컴팩트 카메라 중 LX10을 돋보이게 하는 것을 단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렌즈입니다. 파나소닉과 오랜 파트너십을 맺은 라이카의 DC VARIO-SUMMILUX 렌즈가 LX10에 탑재됐습니다. 새로운 1" 포맷에 맞춰 LX10을 위해 새롭게 설계된 이 렌즈는 최대 개방 기준 F1.4라는 상징적인 숫자로 그 성능을 대변합니다. 라이카 SUMMILUX의 이름이 붙여진 이 렌즈는 24-72mm 광학 3배줌을 지원하면서도 전원을 껐을 때 카메라 속으로 수납되는 소형화가 이뤄진 것이 장점입니다. LX10의 렌즈를 보면 아마 이 카메라를 기획, 설계하는 데 있어 아마 가장 공들인 부분은 렌즈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이 렌즈는 작은 크기에도 뛰어난 밝기와 고화질을 두루 충족시키고 ..
#3 파나소닉 LUMIX LX10의 디자인 그리고 인터페이스
2016. 12. 18.파나소닉을 대표하던 컴팩트 카메라 LX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고성능 컴팩트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루믹스 LX 시리즈는 컴팩트 디자인에 고화질 이미지 센서, 당대 최상급의 촬영 성능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파나소닉 카메라는 몰라도 LX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 성장에 밀려 4년 전 LX7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습니다만 2016년 마침내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듯 돌아왔습니다. 7에서 10으로, LX10은 숫자를 셋이나 뛰어 넘은 이름답게 이미지 센서부터 렌즈, 4K 동영상까지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앞으로 디자인부터 화질, 렌즈, 4K 동영상 등을 통해 LX10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가능성을 살펴보려 합니다. 루믹스 ..
파나소닉 컴팩트 카메라 LX10과의 만남 - #1 굳이 너이길 바랐던 이유
2016. 12. 5.화질과 휴대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24-480mm 20배 고배율 줌렌즈를 탑재한 괴물같은 카메라도 있지만 그래도 이 포맷을 가장 잘 설명하는 카메라는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컴팩트 시리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휴대성에 고급 사용자의 까다로운 눈까지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적당한 화질, 게다가 밝은 렌즈를 이용한 '썩 괜찮은 심도표현'까지.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컴팩트 카메라는 누구나 갖고 싶은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상 소니 RX100 시리즈의 독주였던 이 바닥에 캐논이 다양한 G 시리즈로 승부를 던졌고 뒤이어 파나소닉이 가세했습니다. 캐논의 G7X 시리즈가 소니 RX10..
본질의 현대식 이름, 라이카 Q - 6. 새로 놓인 전통, 내가 적는 본질
2016. 9. 14.그래서, 28mm의 선택은 옳았는가LEICA Q Typ 116 | 28mm | F2.0 | 1/4000 | ISO 100 이것에 대해선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라이카 M과 SUMMICRON 35mm F2 ASPH 렌즈. 그렇게 꽤 오랜 기간 35mm 렌즈 하나로 모든 여행을 담았던 제게 28mm는 그동안 이만큼이나마 익힌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선고 같아 내심 걱정이 됐거든요. 떠나기 직전까지 계속된 고민 탓에 이 카메라와 가까워지기도 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그동안 써 놓은 이야기를 덮고 새로 백지를 받아 든 듯 낯설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실제 이 렌즈는 많은 약점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여행의 감동을 단 하나의 시선만으로 담아야 한다는 원초적인 한계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카메라의 가벼움..
본질의 현대식 이름, 라이카 Q - 5. 기록의 현대식 접근
2016. 9. 13.앞서 꼽은 이 카메라의 몇몇 요소들이 이 카메라 자체에 대한 것이라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이 카메라와 함께한 저의 시선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모든 것 위에 있는 라이카 Q의 가장 큰 가치로 꼽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카메라가 제게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했다면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어쩌면 돌아오자마자 다시 그리웠던 M을 손에 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이 무모한 선택을 통해 저는 적지 않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LEICA Q Typ 116 | 28mm | F5.6 | 1/1000 | ISO 100 잃은 무게 그리고 얻은 여유 400g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단연 400g의 여유입니다. 라이카 M과 35mm SUMMICRON 렌즈는 다른..
본질의 현대식 이름, 라이카 Q - 4. 처음부터 전통이었던 것은 없다
2016. 9. 12.뜻밖의 조력자, 손떨림 보정 장치 밝은 조리개 값에 광학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돼 셔터에 한결 여유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이 '추억팔이' 기업이 만든 손떨림 보정 장치를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그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고 이제는 같은 1/30초에서도 라이카 M을 쥘 때와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나 기동성이 중요한 여행지의 거리 사진에서 그 결정적 한방을 종종 경험했습니다. 손떨림 보정 장치의 안정감은 분명 제가 전보다 많은 것들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왔고 돌아와서 사진을 확인하며 쌓이는 아쉬움도 전보다 줄었습니다. 게다가 Full HD 동영상 촬영에도 이 손떨림 보정이 적용되니 ‘없느니만 못했던’ 것이 ‘한 번씩 떠오르는’ 기능으로 신분 상승을 하게 됐습니다..
본질의 현대식 이름, 라이카 Q - 3. Q의 본질 Summilux
2016. 9. 11.허영을 팔아 연명한다는 이 브랜드가 입에 붙은 듯 강조하는 ‘본질(Essential)’. 라이카 Q의 본질은 단연 렌즈에 있습니다. 오직 이 카메라만을 위해 기획되고 만들어진 LEICA SUMMILUX 28mm F1.7 렌즈는 광각에 해당하는 28mm의 초점거리와 F1.7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자랑합니다. 앞서 말한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가 이 카메라를 가장 쉽게 설명하는 타이틀이라면 SUMMILUX 28mm F1.7 렌즈는 라이카 Q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석하는 키워드입니다. 라이카 X의 SUMMILUX 23mm F1.7 렌즈가 카메라 가격의 절반 정도 가치를 갖는다면 라이카 Q의 SUMMILUX 28mm F1.7 렌즈는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라이카 M 마운트로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