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정하지 않은 휴일, 하루 PM 1:00 조금 늦게 시작한 휴일 카페 1976의 브런치와 에어컨은 지금이 여름이라는 것을 잊게 만든다 그리고, 매일 갇혀 있는 일상에 주말마저 답답하기 싫어 동네 한 바퀴 조금만 둘러보면 매일 지나친 장소들과 보던 것들도 생각보다 꽤 아름다운 것이란 걸 알게 된다. 8월도 이제 절반이 넘게 지나고, 해도 조금씩 짧아진다. 이번 여름,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걸까. 사실 평범함은 특별함보다 위대하다 오늘 하루가 즐거웠던 것 처럼 2013. 8. 18 @ 미아, 서울SIGMA DP1
영화처럼 시작된 '손편지'의 이야기가 오늘이 일년 째 되는 날. 홍대 앞 그 친구가 잘 아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내가 좋아할 거라며 추천한 옛날식 카페에서 정성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십년 전 편지를 서로 보면서 얼굴도 빨개지다가 조금씩 떠오르는 그시절 얘기로 두시간을 훌쩍 보낸다. 뜻밖의 선물을 받고 기쁘고 고마워하고 다음엔 어떤 곳을 가볼지 궁금해하며 아직 생소한 길을 걸으며 차마 다 못한 얘기를 한마디라도 더 쏟아내다가 돌아가는 길엔 오늘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투덜대본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엔, 왠지 정해진 인연이란 게 정말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