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M 시스템으로 복귀해 하나씩 갖춰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긴 울트론 빈티지 35mm F2 렌즈를 시작으로 컬러vs흑백, 블랙vs실버 고민 끝에 손에 쥔 라이카 M10 실버, 배송 중인 케이스와 스트랩까지. 오늘은 그 중 포토그래피의 기본이라 불리는 50mm 렌즈 소개입니다. 라이카 M10과 보이그랜더 35mm 렌즈에 대한 정보는 앞선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최근에 발매되는 보이그랜더 빈티지 라인 렌즈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간 가격과 성능은 괜찮았지만 모양이 영 맘에 안 들어서 보이그랜더 렌즈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최근 나오는 빈티지 라인 렌즈들을 보면 그 갈증이 해소됩니다. 그래서 시리즈별로 구비를 해 두고 싶죠. 35mm F2 울트론 렌즈를 구매하고 나니 활용도는 떨어지지만 50mm 렌즈도 구비를 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녹턴 50mm F1.5 빈티지 라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Nokton Vintage 50mm f/1.5 Aspherical II (Nickel Ver.)
7군 8매 구성
50mm
F1.5 - F16
70cm 최단 촬영
12매 조리개
43mm 필터 구경
55.3 x 36.9 mm
255 g
울트론 35mm 렌즈와 같이 투 톤 컬러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50mm 초점거리에 F1.5 최대 개방 촬영이 가능한 렌즈입니다. 라이카 렌즈로는 Summilux 50mm F1.4 ASPH 렌즈를 꼽을 수 있겠는데, 가격이나 완성도, 최대 개방 조리개 값에서 그보다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보다 크기와 무게 그리고 가격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50mm F1.5 렌즈를 필터 구경 43mm의 작은 크기, 일반 버전 기준 약 200g의 가격에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 렌즈는 일반적인 실버,블랙 컬러 외에 니켈 버전이 추가됐습니다. 황동 소재에 니켈 코팅을 한 것인데 소재의 차이로 일반 버전보다 무게가 약 50g 무겁고 가격도 비쌉니다. 좋은 점이 있다면 그만큼 내구성이 좋고 빈티지한 멋이 더해진다는 것이겠죠. 거기에 렌즈 코팅도 현행 멀티코팅(M.C)과 싱글 코팅(S.C)을 선택할 수 있어 취향에 맞춰 총 6개의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투 톤 컬러의 니켈 버전에 좀 더 클래식한 결과물을 내 준다는 싱글 코팅 버전을 구매했습니다.
첫인상은 '작다, 그리고 묵직하다'. 렌즈 길이가 약 37mm인데 전에 사용하던 라이카 Summilux 50mm ASPH 렌즈보다 1cm 이상 짧습니다. 느낌상 현행 Summicron 35mm와 비슷하게 느낄 정도로 길이가 짧습니다. 대신 황동 소재를 사용한 만큼 부피 대비 묵직한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 실버 컬러의 Summicron 35mm 렌즈를 처음 쥐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났어요. 기존 빈티지 라인 렌즈와 같이 조리개 링은 블랙 컬러, 초점링은 실버 컬러로 마감했습니다. 35mm 울트론 렌즈보다는 실버 컬러의 비율이 높아져 조금 더 화사하게 느껴집니다.
라이카 50mm 렌즈도 그런데, 이 렌즈 역시 초점링에 노브가 없어 직접 링을 조작해야 합니다. 울트론의 스틱형 노브를 좋아해서 이 렌즈에도 있으면 했는데 없네요.
니켈 코팅의 색은 흔히 생각하는 실버 렌즈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단독으로 볼 때는 '조금 누리끼리 한 것 같기도 하고' 정도지만 실버 컬러의 카메라에 마운트 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마치 오래돼 색이 변한 옛 필름 카메라용 렌즈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사용했던 카메라에 있던 그것- 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거기에 블랙 컬러도 페인트 마감이라 라이카 블랙 페인트 바디와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매치가 될 것 같네요.
실버 컬러의 M10에 마운트 한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니켈 컬러가 튀는 느낌이죠. 그래서 외형에선 호불호가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실버, 블랙보단 투 톤 컬러가 렌즈 디자인 자체가 좋아서요. -바디를 블랙으로 바꿔야 할까요-
현재 가지고 있는 두 개의 보이그랜더 빈티지 렌즈와 라이카 M10 조합입니다. 클래식한 맛은 후드를 결합한 울트론 35mm 쪽이 월등합니다. 녹턴은 기존 35/40mm 녹턴 클래식 렌즈에 사용하는 LH-6 원형 후드를 함께 사용하는데 당시엔 그리 선호하는 모양이 아니라 구매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후드가 있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구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외에도 컬러의 차이도 확연하죠? 이 튀는 컬러가 니켈 버전의 매력이 될 수도 있겠어요.
35mm에 비해 빈도는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50mm 렌즈는 하나 가지고 있어야 떠날 때 마음이 놓입니다. 이번에 M10을 사용하면서는 보이그랜더 빈티지 시리즈로 렌즈군을 구비할 계획인데, 이제 21mm F3.5 컬러스코파 렌즈 정도만 추가하면 완성이 될 것 같아요. 이 렌즈는 유니크한 니켈 코팅과 50mm F1.5라는 스펙 대비 작은 크기, 저렴한 가격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고 M10 실버 바디와의 색상 매치만 빼면 첫인상이 나무랄 데 없습니다.
이 렌즈로는 정물과 음식, 커피 등 제가 좋아하는 것들과 공간을 찍게 될 것 같아요.
다음엔 21mm 컬러 스코파 렌즈를 소개하며 전체 구성을 자랑(?)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