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올림푸스 카메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E-M1X와 12-100mm를 여행용 메인 조합으로 사용하며 E-M1 Mark II/17mm F1.2 PRO 렌즈를 서브로 사용했는데, 동영상 작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장비도 그에 맞춰 재편하게 됐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짐벌에 실을 수 없는 E-M1X와 무겁고 조리개 값이 어두운 12-100mm F4 IS PRO 렌즈를 정리하고 F1.2 PRO 렌즈 삼총사와 12-40mm F2.8 PRO 렌즈로 장비 구성을 교체한 것입니다. 카메라 역시 E-M1 Mark II를 메인으로 사용하게 됐고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선 올림푸스 최고의 단렌즈, F1.2 PRO 시리즈의 외형과 특징, 그리고 결과물의 차이를 간단히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줌렌즈의 편의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F1.2 개방 촬영의 심도 표현과 뛰어난 결과물 때문에 앞으로 사진/영상 모두에서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조합입니다.
[ 외형 비교 ]
F1.2 PRO 단렌즈 삼총사를 나란히 놓은 모습입니다. 초점거리를 나타내는 레터링을 제외하면 세 렌즈를 구별하기 쉽지 않죠? 경통의 길이와 지름, 그리고 조리개 링 등의 디테일까지 흡사한 패밀리 룩은 이 렌즈 시리즈의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만약 12/75mm F1.2 PRO 같은 렌즈가 추가로 발매된다고 해도 역시 비슷한 디자인과 크기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렌즈를 좀 더 자세히 비교하면 경통의 길이가 45mm가 미세하게 짧고, 17mm 렌즈의 무게가 미세하게 가볍습니다. 하지만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전엔 쉽게 알 수 없죠.
패밀리 룩의 장점을 꼽자면 카메라에 마운트 한 전체 촬영 시스템의 부피와 무게를 비교적 균일하게 가져갈 수 있는 점. 특히 짐벌을 사용할 때는 렌즈를 교체해도 짐벌의 균형을 다시 셋업할 필요가 없어서 무척 편합니다. 필터 규격이 62mm로 동일해서 필터 등의 액세서리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단점을 꼽자면 촬영할 때 종종 헷갈린다는 것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렌즈들의 스펙을 비교해보면,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
M.ZUIKO DIGITAL ED 45mm F1.2 PRO |
- 초점거리 17mm (35mm 환산 약 34mm) - 11군 15매 구성 - 조리개 F1.2 - F16 - 최단 촬영거리 20cm - 최대 촬영 배율 0.15배 - 9매 원형 조리개 - 필터 규격 62mm - 방진 방적 설계
- 68.2 x 87 mm - 390 g |
- 초점거리 : 25mm (35mm 환산 약 50mm) - 14군 19매 구성 - 조리개 F1.2 ~ F16 - 최단 촬영거리 30 cm - 최대 촬영 배율 0.11배 - 9매 원형 조리개 - 필터 구격 62mm - 방진 방적 설계
- 70 x 87 mm - 410 g |
- 초점거리 17mm (35mm 환산 약 90mm) - 10군 14매 구성 - 조리개 F1.2 - F16 - 최단 촬영거리 50cm - 최대 촬영 배율 0.1배 - 9매 원형 조리개 - 필터 규격 62mm - 방진 방적 설계
- 70 x 84.9 mm - 410 g |
역시 흡사한 점이 눈에 띕니다. 조리개 값 분포가 F1.2에서 F16으로 동일하고 9매 원형 조리개, 62mm 필터 규격, 방진 방적 설계 등이 같습니다. 크기와 무게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약 70x85mm, 400g 내외로 분포하고 있고요.
물론 다른 점이 더 많습니다. 아무래도 초점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렌즈 구성이 각기 다르고, 그에 따라 최단 촬영 거리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광각인 17mm F1.2 PRO 렌즈가 20cm로 가장 가깝고 45mm F1.2 PRO 렌즈는 최대 50cm에서 촬영이 가능합니다.
위 사진은 같은 사진이 아닙니다. 17/25/45mm F1.2 PRO 세 렌즈를 E-M1 Mark II에 마운트 한 것입니다. 작은 크기로 보니 제가 봐도 같은 사진처럼 느낄만큼 세 렌즈의 디자인이 흡사합니다. 이러니 촬영 중 렌즈를 교체할 때 헷갈릴 수밖에 없죠. -카메라가 세 대면 편하겠네요-
디자인뿐 아니라 크기와 무게도 대동소이해서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후드 디자인은 17mm F1.2 PRO가 일명 '꽃모양' 후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후드를 체결하면 원형 후드를 사용하는 25/45mm F1.2 PRO 렌즈와 구별이 됩니다.
이런 외형의 유사함 때문에 이 세개의 렌즈는 누가 봐도 함께 사용할 때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시리즈고, 실제로도 35mm 환산 약 35/50/90mm의 핵심 초점거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줌렌즈 대신 단렌즈로 렌즈를 구성할 때 최적의 조합이 됩니다.
[ 17/25/45mm 프레임 비교 ]
세 렌즈의 근본적인 차이는 초점거리, 그리고 그에 따른 화각의 차이입니다. 동일한 위치에서 세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겠죠.
17mm 렌즈는 제법 넓은 광각 느낌이 나는 반면 35mm 환산 90mm의 초점거리를 갖는 45mm F1.2 PRO의 결과물은 확실히 몰입감 높은 망원 렌즈의 느낌입니다. 17mm와 25mm는 그 차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반면 45mm는 확연히 다른 프레임을 갖고 있습니다.
45mm 렌즈는 그간 제가 선호하는 화각이 아니라 출시 초기에 잠시 사용해보고 그동안 17/25mm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했는데 이번에 비교해보니 그간 느낀 망원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해 줄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상 촬영에서 심도를 강조한 망원 촬영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 때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 F1.2 최대 개방 촬영에서의 심도 비교 ]
동일한 F1.2 최대 개방 촬영에서 초점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심도와 표현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아마 이것이 이 단렌즈 삼총사를 모두 구비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동일한 장소, 똑같이 F1.2 조리개 값을 설정한 뒤 촬영한 이미지지만 심도 표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광각보다 망원에서 그 효과가 더 커서 17/25mm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에서는 배경이 넓고 어느정도 구별 가능하도록 표현되는 반면 45mm 촬영 결과물은 배경의 범위 역시 매우 좁고 형태 역시 알아볼 수 없을만큼 흐리게 표현됩니다.
이렇게 세 장을 비교하니 각자의 장점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17mm 렌즈는 배경과의 조화가 중요한 풍경 및 스냅 촬영에, 적당한 프레임과 심도 표현이 특징인 25mm 렌즈는 으로 전천후 촬영에, 45mm 렌즈는 주 피사체를 강조하는 정물 및 인물 촬영에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렌즈의 개성이 뚜렷해서 역시 셋 다 구비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싶네요.
사진 못지 않게 기대되는 것은 세 개의 렌즈로 촬영할 여행 및 일상 영상입니다. 지난 몇 달간 올림푸스 카메라의 4K 및 OM-LOG400을 활용하며 영상 촬영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는데, 조리개 값과 결과물 모두 우수한 단렌즈 시리즈로 더 좋은 품질의 영상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성능/고화질 단렌즈 시리즈를 주력으로 활용하며 렌즈별 특징과 비교 등 깊이 있는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 E-M1 Mark II & 17/25/45mm F1.2 PRO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