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동대문 두타 지하에 있는 카페 인 버스를 다녀왔습니다.

서울에도 몇 곳의 매장이 있고, 이름도 알려져서 이 근처에 온 김에 방문했어요.

위치의 특성 때문인지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카페에 이렇게 줄을 선 풍경은 참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이름대로 이 카페의 테마는 버스 안에 꾸민 카페인데요,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드는 카운터가 사진처럼 버스 모양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왠지 요즘 유행하는 캠핑 분위기의 고기집 같은 느낌도 들구요.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많은 맛집 블로거(?)들을 통해 유명해진 이 곳의 대표 메뉴는 바로 저 빵입니다.

핸드메이드 브레드라는 거창한 이름과 다양한 토핑으로 눈을 끌고 침샘을 자극하는데요

그래서 주문해 봤습니다

이렇게나 오래 줄을 서서 말이죠

카페에서 줄 서는 풍경은 제게는 익숙치 않습니다.

두타 지하 2층에 있는 이 카페 분위기는 쇼핑몰 건물 내부에 있음에도 공간을 잘 활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석이 편하진 않았지만, 내부 분위기가 깔끔해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어딘가 놀러 와 있는 분위기입니다.

초코 중독자에겐 역시 초코 생크림 브레드,

결론부터 말하자면 빵에는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핸드 메이드 브레드라는 이 빵의 정체를 일단 잘 모르겠고, 핸드 메이드라 해도 카페X네나 기타 뜨내기 카페의 '데워서 내는' 빵과 맛에도 큰 차이가 없으니 굳이 그 '손 수고'에 무게를 두고 싶지가 않더군요. 7천원의 가격치고 양과 토핑의 수준도 제가 근래 다녀본 곳 중 가장 아쉬운 곳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

- 그 비싸다는 스벅에서도 7천원이면 배를 꽤 잘 채울 수 있죠 -

그렇습니다, 우리는 '핸드 메이드'보다 '굿 테이스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잠시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아, 거리가 좀 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파이집으로 갔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버스라는 테마와 세련된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성공했지만,

메뉴의 구성이나 품질에선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페와 차별성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삼시세끼 빵만 먹고도 살 수 있는 빵덕후라서 더 아쉬웠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