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오션 파크의 숨겨진 즐거움 셋
겨울 홍콩 여행, 벌써 열 네번째 포스팅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가볍게 이틀간 오션 파크를 관람하며 발견한 '깨알 재미'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겨울 홍콩 여행에서 오션 파크를 찾는다면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만화경 축제의 굵직굵직한 행사들이나 화려하게 장식된 시설들, 대규모의 그랜드 아쿠아리움,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스릴 마운틴 등 즐길 것이 많지만 그런 큰 즐거움 사이사이에 끼워넣기 좋은 작지만 알찬 경험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제가 발견한 것은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페이스 프린팅과 오랜만에 동심을 떠올려보는 만화경 만들기, 그리고 다시 철저하게 어른으로 돌아오는 쇼핑 타임입니다.
첫번째로 소개할 페이스 프린팅은 겨울 축제의 시작을 알린 어플로즈 파빌리온(Applause Pavilion)의 만화경 아이스 쇼 관람 후 나오는 길, 워터프론트 플라자 한 켠에서 발견했습니다. 해외 축제 사진이나 영상에서 종종 보았던 화려한 페이스 프린팅을 오션 파크에서도 할 수 있다니 흥미롭습니다. 부스 한켠에는 다양한 샘플들이 사진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되겠죠? 난이도나 면적 등에 따라 가격 역시 차등을 둡니다.
이 부스 앞에서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이 오션 파크에서 페이스 프린팅을 한 이를 마주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축제가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인지 이 곳에선 이 페이스 프린팅이 그리 인기있지 않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 페이스 프린팅을 위한 장비들 -
때마침 익살스런 프린팅을 하고 의자에 앉아있던 예쁜 여자 어린이. 후에 들으니 이 페이스 프린팅의 공식 모델이라고 하네요. 뚱한 표정을 짓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억지로) 환한 미소를 짓는 것이 너무 귀여웠습니다.(안쓰럽기도 했습니다)
- 보라 이 환한 미소를 -
물론 저는 이 페이스 프린팅을 하지 않았습니다만 제대로 축제를 즐기는 방법으로 한번쯤 도전해도 좋겠다 생각 했습니다. 홍콩에 와서, 심지어 이 오션 파크까지 왔다면 이 정도는 해야 제대로 된 여행이겠죠?
오션 파크 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휘스커스 하버(Whiskers Harbour)에는 이 겨울 축제의 주인공인 '만화경'을 직접 만드는 체험 행사가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지만 어른이 간다고 문전박대 당하지는 않으니 옛 추억 되새기며 한번쯤 즐겨봐도 좋겠습니다. 이 색동옷 입은 부스에 들어가서 유치원생 시절때나 앉았을 듯한 앉은뱅이 의자에 엉덩이를 반쯤 걸치면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게다가 이 시끄러운 언니들은 끊임없이 아이같은 목소리와 환호를 강요합니다. 일단 이분들부터 그리 몰입하지 않은 것 같아 저도 거짓 연기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정작 아이들이 오면 눈이 동그래져서 얼른 만화경을 만들고 싶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일단 홍콩에서 태어나서 이 언니들의 빠른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어야겠지만요.
재료는 무려 공짜입니다! 나눠주는 만화경은 풀이나 칼이 없어도 감싸고 떼서 붙이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완성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이게 시시할 줄 알았는데 정작 해보니 중간중간 언니들에게 불쌍한 표정을 짓지 않고는 완성이 불가능 하더군요. 초등학생 때는 이걸 어떻게 했었는지..
-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만화경, 물론 안을 들여다보면 복불복입니다 -
아무래도 오션 파크의 이번 겨울 축제 테마가 만화경인만큼 이 만화경 만들기 체험도 이번 겨울 홍콩을 찾게 된다면 한번쯤 시간 내어 볼만한 경험일 것입니다. 완성만 잘하면 이대로 오션 파크 기념품이 되니까요. 물론 지금 제 책상 옆 선반에 있는 이 녀석을 그 후로 한번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도 만화경을 만들며 '아, 이런 게 있었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순간 여기가 홍콩이라는 것도 잊고 말입니다.
역시나 '홍콩'하면 쇼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단 시내의 패션 아이템 쇼핑뿐 아니라 오션 파크에서도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관람객의 지갑을 유혹합니다. 아까 자고 있었던 판다가 여기선 저를 보고 웃고 있고 펭귄도 직접 만질 수 있습니다. 겨울 시즌에 맞춰 새 옷을 입은 인형들은 인테리어 생각에 자꾸 들었다 놓았다 하게되고 혹시 조카라도 있는 분들은 티셔츠나 가방 같은 것들 앞에서 한참을 망설일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기다리는 지인들을 위한 선물도 이 곳에서 많이 구매하게 되겠죠. 역시 쇼핑의 도시 홍콩답게 오션 파크 내의 주요 시설 관람로 끝자락엔 늘 이 기념품 상점이 있습니다. 꾹 참고 넘어가면 또 나타나고 못참겠다 하며 아예 오션 파크를 나가려고 하면 출구 앞에 가장 큰 기념품 숍이 발길을 잡습니다. 종류도 어찌나 다양한지 구경하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선물용으로 인기라는 기화병과의 쿠키도 오션 파크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도 고민끝에 이것을 선물용으로 구입했습니다. 게다가 말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시즌 상품이 있지 뭐에요. 그래서 냉큼 담았습니다. 내용물은 똑같은데 단지 깡통이 더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역시나 '지금이 아니면 안돼'라는 생각으로 결국 참지 못하고 기념품과 쿠키 몇 개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 심지어 쇼핑백도 돈 더 내면 예쁜 걸로다가 -
여느 테마 파크에나 흔히 있는 이벤트일 수 있지만 홍콩 오션 파크의 겨울 여행을 즐기는 데 오늘 소개해드린 세가지가 옅은 미소를 짓게해 줄 '깨알 재미'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잘 모르면 그냥 지나칠 것들이니까요. 거창한 소감보다는 고등학교 졸업 후 '놀이동산'이라면 늘 시큰둥 했던 제가 홍콩 오션 파크에서 보낸 이틀간은 지루할 틈 없이 제대로 즐겼다는 것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위 세가지 즐거움 역시 작지만 확실히 한자리를 차지했다는 것도요.
[2015 겨울, 홍콩 여행] 전체 보기
떠나기 전날의 이야기, 미리 크리스마스 @홍콩 & @오션파크 (Ocean Park)
#2 동심을 깨운 오션 파크의 축제 - 홍콩 오션 파크의 크리스마스
#3 이것이 크리스마스 센세이션! 홍콩 오션 파크의 만화경 아이스 쇼
#4 오션 파크 그랜드 아쿠아리움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디너 @넵튠스 레스토랑
#5 현대식 인테리어의 세련된 호텔 L'Hotel Island South
#6 홍콩에서 만난 바닷 속 세상, 오션파크의 그랜드 아쿠아리움
#7 홍콩 오션파크를 즐기는 비결 1/2, 워터 프론트(The Waterfront)
#9 홍콩 오션파크를 즐기는 비결 2/2, 즐길거리 가득한 서밋(The Summit)
#10 그림같은 뷰의 베이뷰(The Bayview) 레스토랑
#12 홍콩 오션파크 관람을 더욱 즐겁게 하는 특별한 체험들
#14 홍콩 타임스퀘어 Pak Loh Chiu Chow 레스토랑에서의 디너
#15 홍콩여행 첫날밤, 비 오던 코즈웨이 베이 거리 풍경
#17 마지막 밤. 소호 그리고 란 콰이 펑, 그날의 분위기
위 포스팅은 홍콩 오션파크(http://kr.oceanpark.com.hk)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