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이 체코 사람이었어?

아니

프라하에서 왜 대표적인 영국 밴드 비틀즈의 존 레논을 찾나 하시겠지만, 프라하의 주요 관광지 중에 '존 레논의 벽'이 있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존 레논이 체코 사람이었어?'라고 하시지만 그건 아니고 이 벽에는 현대 체코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의 체코를 있게 한 중요한 정신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일단은 벽이 특이하고 예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도 합니다.

아래는 '존 레논 벽'에 대한 체코 관광청의 소개글-

존 레논 벽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과 그의 곡 Mind Games (Make Love, Not War) 은 거의 명언과 같이 전 세계에 알려져있다.

존 레논의 벽은 프라하의 명물로 까렐교와 인접한 Velkopřevorské náměstí에 위치하여 있다.

원래 존 레논의 벽은 몰타 공화국 대사관 담이였다. 골목을 몇 차례 돌아야 다다르는 복잡한 구조로 공산 시절 체코인들은 때 반정부 구호 등을 벽에 적고 평화를 외쳤다.

몰타 공화국은 낙서 행위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 지우지 않았고, 체코의 공산 정권도 치외 법권에 해당해 낙서를 강제로 삭제할 수 없어 '평화의 벽'으로 상징되었다.

최근 체코의 행위예술가 그룹에 의해서 존 레논의 벽은 하얀 페인트로 뒤덮혔다. 그로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적지않게 당황하였다.

하지만 존 레논벽을 다시 색칠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시작 되면서 현재 존 레논벽은 다시 사람들의 낙서와 그림들로 채워지고 있다.

프라하에서 텅 빈 하얀 존 레논벽을 본다면, 당황하지 않고 여러분의 이야기와 그림을 기록해주기 바란다. 머지않아 새로운 존 레논의 벽이 탄생할 것이다.

- 출처 : https://www.czechtourism.com/p/ko-john-lennon-2014/

공산주의 시절 억압된 시민들이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며 이 벽에 자유를 상징하는 존 레논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존 레논의 벽. 자유주의 국가가 된 지금도 체코인들은 이 벽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누리고 있는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와 같은 관광객에게는 멋진 포토 스팟이자, 체코 거리 예술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 존 레논 벽으로 가는 길, 사랑이란 어디에서나 같은 모양인가 봅니다 -

존 레논의 벽은 카렐교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지만 처음 프라하를 방문한 분들이 찾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구글맵이나 지도를 보고 골목길을 두어번 꺾어 들어가야 나오는데, 생각보다 가시는 분이 많으니 눈치껏 다른 관광객을 따라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깊숙한 골목길 안에 위치한 존 레논 벽 주변은 주택가이니 너무 소란스럽지 않는 게 좋겠죠. 현란한 색상의 이 벽만 빼면 이 골목길은 너무나도 평온한 주택가입니다. - 근데 저 개 표정은 그닥 평온해 보이지 않네요 -

그라피티의 향연을 보는 듯한 화려한 벽의 그림들, 처음엔 존 레논의 그림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각자의 소망과 표현이 담긴 그림들이 벽을 빼곡이 덮고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었던 이 벽이, 자유가 흔해진 지금은 사랑의 상징이 되었나봐요. 벽 곳곳에 떠 있는 하트 문양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 이 벽이 흰 페인트로 모두 덮여진 사건(?)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 벽을 채우니 혹시나 휑한 존 레논의 벽을 만날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네요. 벽이 크지는 않지만 다른 프라하의 관광지에 비해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관람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