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만든 카메라 라이카 M (LEICA M Typ240) 전체 보기 ]
240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
240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 구입하기 전에 이 카메라가 ‘몇만 화소’인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크게 상관이 없었거든요. 기존에 사용하던 M9의 1800만 화소보다는 당연히 높을 테고 그러면 이천만이던 삼사천만이던 제 촬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일년 조금 넘게 사용하니, 그리고 요즘 삼사천만을 우습게 넘기는 DSLR/미러리스 카메라를 보니 조금 욕심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2400만 화소 이미지는 대형 인화에도 충분한 약 6000 x 4000 픽셀의 초고해상도입니다.
- 100%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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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해상력 손상의 원인이 되는 로우패쓰 필터를 제거한 구조로 고품질 라이카 M 렌즈의 묘사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작은 이미지로 감상할 때는 느끼지 못한 이 힘을 100% 확대로 보면 찍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저 멀리 달리는 아이의 표정이나 광장 주변 집 창문 앞에 선 노부인의 형태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높은 해상력은 35mm 하나로 모든 촬영을 해야하는 제게 트리밍의 자유를 줬습니다. 줌 렌즈가 없어 멀리 있는 장면을 놓칠 것이라 생각했던 이 전의 경험이 ‘멀리서 찍고 주변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해결 됐죠.
CMOSIS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이 이미지 센서는 센서 자체의 성능은 높지 않습니다. 예전 코닥 CCD를 사용했던 M8,M9 시리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하지만 역시나 최신 카메라에 비해선 형편없는 고감도 노이즈가 거슬릴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이 회사의 자존심을 건 컬러 튜닝에선 확실히 노이즈나 화소를 넘어선 그 무엇이 느껴집니다. 동일한 장면을 찍은 이미지에서 다른 카메라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 톤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많은 약점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촬영에 이 카메라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기능 설명이 필요 한가요?
- 그저 사진만 찍는거죠 -
카메라로서 라이카 M Typ 240의 성능, 물론 이 내용이 빠지면 ‘카메라 리뷰’가 아니라 만만찮은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제가 얼마나 고생 했는지 털어놓는 ‘투정기’가 될 것입니다. 2400 만 화소의 풀 프레임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고 셔터 속도 지원은 1/4000초부터 최대 60초까지. ISO 200 부터 ISO 6400까지의 고감도를 지원하며 초당 3매의 연속 촬영이 가능합니다. 92만 화소 3” LCD를 통한 라이브 뷰 촬영과 Full HD 동영상 촬영은 기존 M 시리즈에 없던 부가 기능입니다.
- 솔직히 이 녀석보다도 못한 성능입니다 -
이상이 라이카 M의 주요 기능입니다. 손떨림 보정은 물론 인터벌 촬영이나 디지털 필터 효과, Wi-Fi 무선 공유, 터치 LCD 같은 최신 카메라의 ‘기본 기능(?)’은 전무합니다. 측광 방식은 중앙 측점 방식과 수동 측광 둘 뿐이고 플래시 동조 속조도 최대 1/180초로 평이합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깡통 기본옵’ 자동차에 비유할 만 합니다.
- '시험삼아’ 찍어 본 M Typ 240의 동영상입니다. 이 외에는 없네요 -
좋게 말하면 '사진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카메라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진밖에 없는’ 사진기입니다. 물론 2400만 화소 풀 프레임 센서의 해상력과 컬러 톤은 타사 제품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그만의 특징을 분명히 갖고 있고 황동 상/하판이 주는 기기적 신뢰감 그리고 클래식한 외형은 아주 매력적이지만 ‘기능’에 있어서는 딱히 설명할 것이 없습니다. 심지어 초당 3매 연사보다 차라리 열심히 셔터를 빠르게 여러 번 누르는 것이 더 편리할 정도니까요.
사진밖에 없으니 사진만 찍게 됩니다. 그것이 장점이라고 하면 장점일 수 있겠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사고 싶은’이의 혹은 ‘사고 난 후’의 변명이 아닐까요? 다행인 것은 적어도 그 기본 혹은 본질에서는 출시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메라 너머 M의 역사에 대한 신뢰성
네, ‘이름값’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이 카메라의 가치를 찾아보려 해도 이 물건에 붙은 ‘딱지’의 충격을 넘어설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카메라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구매자들은 샤넬 가방 가격 인하에 맞춰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보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여지기 일쑤입니다.
- HM Queen Elizabeth with her Leica m3 -
< 출처 : https://www.pinterest.com/pin/388294799093926931/ >
굳이 대신 변명(?)을 하자면 이 카메라의 가격 아니 매겨진 가치는 눈에 보이는 형체가 아닌 1953년 쾰른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M3와 그 후 60여년간 발매된 다양한 시리즈 그리고 그보다 높은 가치를 갖는 렌즈들에 의한 것입니다. 아니 그렇게 받아들이는 게 그나마 납득하기 쉽겠습니다.
- 역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그의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죠 -
제 하나의 렌즈인 35mm Summicron 렌즈를 만나기 위해 저는 몇 종의 렌즈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렌즈는 1960년대에 생산된, 제 아버지와 같은 연배의 50mm Summicron 렌즈였는데요 그 발색과 묘사가 최신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너무 매력적으로 펼쳐져 놀랐던 기억입니다. 수십년 M의 역사 그리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묘사를 현대 디지털 카메라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라이카 M 시리즈의 가장 큰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무엇보다 시대를 초월한 공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
- 이제 주수입이 한정판 장사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
- 가끔 이상한 짓도 합니다만..-
실제로 라이카 M 시리즈를 손에 쥐고 열광하는 이들은 이 수십년 M의 역사를 마치 나의 선조들의 일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건 이 명성 혹은 가치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진가들의 결정적 찰나들이 현재의 이 ‘이름값’을 만들었고, 그것이 2015년을 사는 제게도 충분히 각인되었으니 제가 이 카메라를 이렇게 침 튀며 소개하는 것이겠죠. 물론 이 가치에 대한 설명에는 ‘적어도 아직까지는’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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