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 그릇의 행복, 싱가포르 미쉐린 노점 식당 투어
2017. 3. 31.얼마 전 다녀온 싱가포르. 날씨가 무척 뜨거웠지만 도시는 깨끗하고 야경이 호화로웠으며 즐길 거리가 많았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최근 발표가 괜한 말로 들리지 않더군요. 싱가포르 여행 중 느낀 또 다른 이 도시의 매력으로 '먹거리'를 꼽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모인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에는 아시아, 중동, 서구 음식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수준 역시 높습니다. 꼬치요리 사테,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게 요리 등 매력적인 전통 요리도 있고요. 하지만 모두 먹어 보기엔 한정된 시간,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단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갔습니다.출발 전 우연히 알게 된 싱가포르의 노점 두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 "미쉐린 가이드에 두 곳의 노점 식당이 선정됐다고?" 미쉐린..
화창한 오후, 바르셀로나 포트 벨(Port Vell)
2017. 2. 21.제게는 아마도 다시 찾을 날까지 아니 어쩌면 그 후에도 계속 오후의 도시로 기억될 바르셀로나. 그 오후를 대표하는 장면 그리고 장소는 손가락 다섯 개쯤 말 나오기가 무섭게 접을 수 있을 정도로 많지만 가장 반짝이던 순간은 단연 항구에서의 시간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그 여행 중 가장 깨끗했던 하루 그리고 그 절정의 오후에 바르셀로나 포트 벨(Port Vell)에 있었던 것은 상투적인 말이지만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수도이자 내륙의 중심지라면 바르셀로나는 대표적인 해안 도시로 분류됩니다. 유럽 문외한이었던 저는 얼마 전까지 스페인의 수도를 바르셀로나로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도시죠. 해안 도시로서 바르셀로나의 장점은 카탈루냐 광장부터 람블라스 거리로 이어지는 도심 지..
street, Australia
2017. 1. 22.street, France
2017. 1. 21.Street, France
2017. 1. 20.타이베이 여행 마지막 장, 소박함의 여덟가지 가치
2017. 1. 7.아침 아홉시 삼십 분, 비행기가 화창한 이른 아침 하늘로 떠오릅니다. 손바닥 만한 창 밖으로 우뚝 솟은 타이베이 101 타워가 보입니다. 이제야 이 낯선 도시가 조금 편해지기 시작하던 날, 여행은 끝났습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얼떨떨했던 이별, 그래서 도시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창문에 코를 붙이고 있다가 결국 창 밖으로 하얀 구름 덩이만 보이게 된 후에야 수첩을 꺼내 여행을 기록 합니다. 추억을 꺼내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겨울, 타이베이, 사람 그리고 특별하지 않음에서 오는 행복을. 하나, 낯선 도시를 찾는 이유. 대만을 여행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중화권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며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있기도 했던데다, 같은 아시아권 여행에는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죠...
#23 낭만적인 여행의 마무리, 단수이 워런마터우 (淡水 漁人碼頭)
2017. 1. 6.혹자는 이 곳에서 꼭,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노을을 기다려 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이는 본 적 없는 영화 제목을 말하며 저보다 더 신나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호기심이 저를 이 곳까지 이끌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죠. 첫번째는 실패였지만, 결국 다시 찾아 보란듯이 성공했습니다. 그들의 말로 듣던 것보다 더 멋진 노을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으로 이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 딱 하루, 그것도 마지막 날에 " 창문이 없는 싸구려 호텔방은 여행자를 부지런하게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갈 채비를 하며 공용 화장실로 가는 길, 복도 끝 환한 빛에 순간 걸음이 멈췄습니다. 벽에 붙여놓은 그림처럼 환하고 선명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결국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화창한..
#22 딘 타이 펑의 라이벌? 타이베이 메인역 덴수이러우(點水樓)
2017. 1. 5.대만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샤오롱바오(소룡포)를 꼽습니다. 세상이 좋아져 이제 한국에서도 딘 타이 펑의 샤오롱바오를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본토에서 먹는 맛은 다릅니다. 여행 초반, 융캉제에 있는 딘 타이 펑 본점을 지나치며 건물 앞에 모여든 인파에 본토 샤오롱바오를 즐겨 보겠다는 꿈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가시지 않아 샤오롱바오로 유명한 다른 식당을 찾았습니다. 몇몇 이들에 의해 딘 타이 펑의 수많은 라이벌 중 하나로 불리는 덴수이러우(點水樓)입니다. 마침 숙소 근처인 타이베이 메인역 주변에 있어 쉽게 찾아갔습니다. dianshuilou.com.tw 덴수이 러우는 샤오롱바오와 볶음밥 등이 유명한 대만 중식 레스토랑으로 타이베이는 물론 대만 전역에 분점이 있는 유명 레스토랑입니다...
#21 사람 냄새 진동하는 타이베이 스린 야시장(士林夜市)
2017. 1. 5.가능하다면 그 도시의 시장, 그 중에서도 야시장은 꼭 방문해 보는 편입니다. 물론 저같은 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도시 사람들의 삶을 가장 여과없이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모스크바의 크리스마스 마켓, 멜버른의 빅토리아 마켓,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 등이 그렇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블로그나 책, 단체 관광에서 볼 수 있는 '매끈한' 여행과는 다른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타이베이의 스린 야시장은 이제 빛을 많이 잃은 곳입니다. 과거에는 이곳이 오롯이 타이베이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현지인들보다 저같은 여행자, 관광객들이 더 많을 정도로 닳고 닳은 관광지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때문에 용산사에서 나오며 가급적 다른 야시장을 찾고 싶었고, 마침 근처에 화시지..
2015 그리고 2017년의 1월 5일. 다분히 개인적인 기념일.
2017. 1. 5.걱정하는 내게 그는 그저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혹한의 계절, 붉은 밤의 도시로 떠났습니다. 2년이 지나 다시 1월 5일. 다분히 개인적인, 그래서 이름조차 붙이기 어려운 기념일에 제 앞에 놓인 것은 그 10박 12일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입니다. 이것 역시 분명 기적의 한 종류겠죠? 오늘 하루는 이 책을 천천히 다시 곱씹으며 읽어 보려 합니다. 거짓말처럼 이제 희미해진 기억을 더듬으며, 2년 전 뜨거웠던 그에게 한바탕 무용담 듣는 기분으로 말이죠. - 모스크바에서의 첫번째 사진 - 여행은 끝나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시간이, 그만큼의 여행이 있었지만 겨울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이 도시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인생 가장 용감했던 그 순간들을 그리워하는..
#20 나를 감동시킨 용산사(龍山寺) 그리고 그들의 간절한 믿음
2017. 1. 4.일주일간 타이베이 그리고 인근 여행을 하며 웬만큼 알려진 유명 관광지들을 모두 가보았지만 가장 강한 인상을 줬던 곳을 꼽자면 단연 용산사(龍山寺)를 꼽습니다. 숙소를 옮기느라 오전을 보낸 토요일, 점심을 먹고 나니 벌써 오후가 절반쯤 지나 무엇을 하기에도 여의치 않은 반쪽짜리 하루였습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갈만한 곳을 찾던 중 많은 추천을 받았음에도 여태 잊고 있었던 용산사를 떠올렸고, 제가 있던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시먼을 지나 갈 수 있다는 것을 지도에서 확인한 후 소화도 시킬 겸, 이 도시에 익숙해진 제 여행도 만끽할 겸 용산사까지 걸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지도에서는 손가락 한 마디쯤의 거리였지만 걸어가는 동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괜히 신을 냈습니다. http://www.l..
#19 비에 젖은 지우펀(九份), 동화가 씻겨 내린 자리엔 사람 구경 뿐
2017. 1. 3.많은 대만 여행객에게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수도 타이베이 못지 않게 유명합니다. 그리고 '대만'하면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밤이면 오히려 그 빛과 낭만이 더 밝게 빛나는 홍등 거리와 길을 따라 늘어선 상점들 그리고 동화나 만화에서나 볼 법한 멋진 분위기의 건축물까지. 저 역시 대만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크게 기대했던 곳이 지우펀입니다. 주펀(九份)이라고도 하죠. 타이베이 시내를 한 바퀴 둘러봤다 싶은 여행 셋째날, 아침일찍 버스를 탔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반쯤 달려 지우펀 입구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지우펀은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입니다. 홍등거리의 낭만 때문에 낮보다 오히려 저녁 무렵 더 많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