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행 둘째날, 순긋 해변
2013. 8. 17.
어제 흐린 하늘이 미안했던지 강릉 여행의 둘째날 아침은 쨍쨍 일찍 눈을 뜬 게 다행, 이런 좋은 하늘은 흔하지 않다. 세수만 하고 숙소를 떠나 바닷가로- 아직 사람들이 깨지 않은 이른 아침의 바다, 밤새 자리를 지킨 하얀 파라솔이 왠지 고개를 돌려 환영해 주는 것 같다. 게다가 할 말이 많아 보이기까지 하다. 아무도 찾지 않은 바닷가 사람으로 붐비는 휴가철의 해수욕장보다는 이렇게 바다만 즐길 수 있는 편이 아무래도 좋다. 혼자니까 백사장에 발자국도 남겨보고 파도 따라 바닷속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마침 하늘에 펼쳐진 에어쇼 멍하니 바라보면 햇살에 얼굴이 따끔따끔해도 참 좋다. 기다렸던 여유로움이다. 고요하고 파란 아침의 순긋 해변은 내 얘기만 들어주는 것 같아 좋다, 이런 아침이라면 일년이 피곤했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