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벤치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혹은 되겠다고 그렇게 약속한 적이 있었지. 아니 많았지. 언제건 다시 돌아왔을 때 마지막 봤던 그 자리에서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서 있겠다고. 그 때 몰랐던 게, 벤치도 늙더라. 시간이 지나면 이도 빠지고 팔도 부러지고 낡고 추해지고 힘 없어지고, 그러다가 기다리던 사람이 돌아와도 그 한 사람 쉴 공간도 못되겠어. 추해진 내 모습에 놀라고 실망해서 그냥 돌아가면 어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