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M.ZUIKO DIGITAL 25mm F1.8 렌즈 - 행복의 기록, 기록의 행복

그동안 올림푸스 PEN-F와 25mm F1.8 렌즈로 기록한 장면들을 보면서 언제 카메라를 꺼내고, 무엇에 다가가는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사실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남기는가', 그리고 그 순간의 행복을 '얼만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가'와 같은 교감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하며 가장 좋은 점은 매일 가방에 휴대하며 예고 없이 다가온 수 많은 감격과 행복을 담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이지만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보니 풍경부터 인물, 음식, 소품, 거리 사진까지 다양한 순간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모두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기록하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제가 촬영한 사진들을 주제별로 나눠 보았습니다. 모두 올림푸스 PEN-F와 25mm F1.8 렌즈로 촬영한 것입니다. 하나의 카메라 그리고 렌즈로도 충분히 다양한 장면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멋진 일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보다도 어쩌면 더 중요한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풍경 - 산책 하는 이의 시선


올림푸스 25mm F1.8 렌즈의 초점거리는 35mm 환산 약 50mm로 일반적으로 광각 렌즈 선호도가 높은 풍경 촬영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광활한 풍경의 감동을 감기에 25mm 렌즈의 프레임은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풍경 사진을 시선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조금 바꾸면 재미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종종 가는 집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은 넓고 광활한 느낌은 없지만 그 공간 속에서 제가 발견한 것들을 정직하게 담아냈다는 것에서 또 다른 가치를 가집니다. 마치 제 시선을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멋진 곳을 보았을 때, 눈에 채 담을 수 없는 것까지 끌어당겨 한 장에 모두 담는 것보다 내가 좋았던 것, 내게 영감을 준 것을 주제로 담으면 25mm 렌즈만의 풍경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광각, 초광각 렌즈보다 주제를 부각시키는 데 있어서는 유리한 면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광각 렌즈 특유의 왜곡이 없는 것도 좋아합니다. 물론 이것은 25mm 렌즈뿐 아니라 표준~망원에 이르는 렌즈군의 공통점이기도 하며, 주제 부각 자체에 중점을 두면 망원 렌즈가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75mm F1.8 렌즈같은 밝은 망원 단렌즈가 의외로 흥미로운 풍경 사진을 안겨줄 수 있겠죠.



이런 주제 부각 효과에 맛을 살리는 것이 F1.8의 밝은 조리개 값입니다. 개방 촬영에서 더해지는 배경 흐림-흔히 아웃포커스라고 하는-이 화면 속 주 피사체를 더욱 부각시킵니다. 25mm F1.8렌즈는 초점거리의 차이로 함께 사용하고 있는 17mm F1.8 렌즈보다 심도 표현에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풍경 사진으로 볼 수 있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풍경의 일부분을 덜어 담은 것이니까요.



발견 - 25mm 프레임


흔히 35mm 환산 50mm 내외의 렌즈를 표준 단렌즈라 칭합니다. 사람의 시선과 비슷한 프레임을 갖는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그래서 일상의 기록에 최적화 된 렌즈 그리고 사진의 시작과 끝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죠. 올림푸스 25mm F1.8 렌즈 역시 그와 같은 프레임을 갖기 때문에 일상의 장면들을 담백하게 담아내는 데 능합니다. 지금 내가 보고있는 것,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장면, 후에 볼 수 있게 남겨두고 싶은 감정 등. 손목 시계의 유리에 비친 초여름의 파란 하늘과 구름같은 일상의 크고 작은 발견들이 이에 해당하겠죠.



앞서 말한 25mm 렌즈만의 담백하고 편안한 시선과 왜곡 없는 정직한 표현 덕분에 일상과 거리, 그 외에 하루동안 마주치는 모든 장면들에 모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렌즈의 프레임은 내 시선을 비교적 충실하게 담아내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피사체를 배치하고 장면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나만의 프레임으로 재단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행복 - 사진의 가치


남는 건 사진이라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행복한 순간 자연스레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건 현대인들이 가진 공통적인 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 포토그래퍼가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진의 가장 큰 가치는 행복을 담는 데 있을 테니까요. 얼마 전에 첫 번째 조카가 태어났는데, 산모를 면회하러 병원에 가는 길에, 집에 온 생후 오일 차 천사를 혹 세균이라도 옮을까 먼 발치서 지켜보면서 손은 내내 카메라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리고 언제 한 번 웃어줄까 기대하며 연신 셔터를 누르는 데, 난생 처음 외삼촌을 발견한 조카가 찡긋 윙크를 했습니다..! 이런 게 사진 찍는 행복이죠.



기회가 된다면 매 순간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 만큼 놀랍고 감동적인 장면들 뿐입니다. 올림푸스 PEN-F에는 셔터 소리가 나지 않는 무음 모드가 있는데, 아기를 찍을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도, 할머니와 볼을 맞댄 아이도 사진 찍히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만큼 조용하게 또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 - 습관으로서의 사진


뭐 피자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고 일주일에 두,세 번은 먹는 라멘인데도 테이블에 음식이 올라오면 자연스레 카메라에 손이 갑니다. 현실 못지 않게 SNS 세상의 크기가 커진 현대에는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해시태그(#) 붙여서 SNS에 한 번 올리고 나면 나중에 다시 볼 것도 아닌데 말이죠. -보면 괜히 먹고싶기만 하죠-



그래도 혹 근사한 음식이 나왔는데 마침 카메라를 챙기지 않은 날에는 후회가 되고 아쉬운 걸 보면 이 버릇에 순응하는 것이 속 편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 속 갈비는 얼마 전 고독한 미식가의 이노가시라 고로상이 방문한 '종점숯불갈비'집입니다. 이번 주에 방영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시청 & 방문 추천..!



분위기 -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이제 막 카페에 들어와 아직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커피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며 세상 여유있는 척 합니다. 뜨거운 커피가 미지근하게 식고 빵이 딱딱해질 때까지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카페에서 유독 흔하게 보이는 풍경입니다. 요즘은 예쁜 카페가 참 많은데, 의외로 마음에 쏙 드는 카페는 흔치 않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분위기부터 커피 맛, 빵까지 만족스러운 카페를 찾아서 신나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근사하게 꾸민 인테리어를 보면 나중에 집에도 저 아이템 중 한,두 개는 놓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사진으로 카페 내부를 기록하기도 하고, 이 곳에서의 여유를 기억 한 켠에 두기 위해 찍어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에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생겼을 때 근사하게 찍어 둔 사진이 꼬드기기도 좋습니다.



아, 입보다 눈이 더 즐거운 디저트 사진은 일종의 덤 같은 것이죠.


일상 - 기록과 기억 사이


사실 25mm F1.8 렌즈 중 가장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것은 새롭게 생긴 일상을 찍는 것입니다. 얼마 전부터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가죽 공예를 시작했는데, 패턴을 그리고 가죽을 자르고, 엣지 코팅과 바느질 하는 과정들을 담는 데 이 25mm 렌즈의 프레임이 최적입니다. 어제는 첫 번째 결과물인 카드 지갑이 완성됐는데, 공방에서도 사진을 찍었지만 집에 오자마자 또 소개&자랑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죠.



특히 소품 사진 찍을 때 눈에 보이는 시선 그대로의 25mm 프레임, 그리고 F1.8 개방 촬영을 이용한 피사체 부각 효과를 톡톡히 누립니다. 최단 촬영 거리도 짧은 편이라 스티치와 가죽의 질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죠. 앞으로도 공방에 갈 때마다 어김없이 이 카메라와 렌즈를 챙길 것이고, 성장하는(?) 제 솜씨들을 기록해 둘 생각입니다. 이래서 일상 기록용으로 이 렌즈를 추천하는구나,라고 새삼 다시 느낍니다.

- 다음으로 수첩 커버를 제작 중입니다 -


행복의 기록, 기록의 행복


지난 사진들을 넘겨 보며 크고작은 일상의 행복과 영감 등을 기록하는 도구, 그리고 기록하는 것 자체를 즐겁게 하는 장비로 25mm F1.8 매력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저는 35mm 환산 35mm 내외의 단렌즈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번 회상(?)을 통해 35mm 환산 50mm, 즉 25mm F1.8 렌즈가 가진 프레임의 힘을 다시 한 번 이해하고 인정하게 됐습니다. 데일리 카메라와 렌즈로 이 조합은 디자인부터 기동성, 표현까지 확실히 매력이 있습니다.


< PEN-F + M.ZUIKO DIGITAL 25mm F1.8로 촬영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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